한샘의 외국인 직원 이야기 4
이초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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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온 이초군이라고 합니다. 다롄은 중요한 공업지대이자 항구도시, 그리고 관광도시로 중국 동북 지역의 경제중심지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약 40여 년 동안 조차권을 행사했던 도시로, 다롄 사람들은 대체로 기골이 장대하고 성격도 호방한 기질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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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국 길림대학교에서 행정관리를 전공했습니다. 2010년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했고, 현재는 대학원 졸업 후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며 생활하고 있죠.

2008년 대학 시절

2014년 1월에 저는 한샘에 입사했습니다. 외국인으로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중국인을 필요로 하는 회사가 있을까 찾아보던 시기에 마침 언어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한샘의 채용공고를 보게 됐죠.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무이기 때문에 어쩌면 제가 가진 원어민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지원서를 넣었고,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번역 테스트를 진행했던 첫 번째 면접에 이은 두 번째 면접에서 마주한 면접관들의 전문성 있는 업무 및 개인 관련 질문, 그리고 여자 사장님의 온유한 인상은 당시 외국인인 저에게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끼게 했죠. 그때를 돌아보면 이처럼 따뜻했던 첫인상이 제가 한샘에 입사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입사 후 일을 해나가면서 느낀 점은 한샘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차별 없이 대하는 동료 직원들의 마음을 느껴왔을 뿐 아니라, 실제로 입사 후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신입 사원상을 중국인인 제가 받았으니까요. ^^;

창립기념일 행사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한샘에서 일한 지 어느덧 7년차에 접어들었네요. 현재 저는 랭귀지서비스 사업부에서 번역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면서 한샘에서 제공하는 중국어 번역물에 대한 책임검수자 및 리뷰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어 번역물의 품질 검수를 진행하면서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중국어 품질이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한 문서 안에서도 어떤 부분은 기가 막히게 좋은 번역이구나 싶다가도 그 다음 페이지는 기계 번역이 의심될 정도로 엉망인 경우도 있을 정도니까요. 이는 중국어 번역가에 대한 적합한 평가, 품질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부족하고 자격을 갖춘 중국인 원어민에 의한 리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중 번역이나 중한 번역의 경우, 학교나 전문 기관을 통해 중국어/한국어에 대한 체계적인 언어 교육을 받지 않은 비전문가에 의해 번역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리뷰 시 품질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번역가들이 번역 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번역의 일관성이나 휴먼 오류 등, 충분히 걸러질 수 있는 오류들을 놓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영중 번역의 경우도 중화권에서 사용되는 현대식 표준어로 구현되지 않는 문제로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일관성이 없는 번역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샘은 중국어에 대한 체계적인 품질 관리의 기반을 다져 나갔고 무엇보다 원어민 리뷰어인 제가 입사하면서 고객과 번역가 사이의 적절한 다리 역할도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덕분에 좋은 품질의 중국어 번역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한샘에 입사하여 중국어 품질의 현황을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바로잡아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언어 품질 관리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보람을 자주 느끼고 있답니다.

한샘은 중국표준화협회(CAS)와 오랜 시간 동안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김양숙 사장님이 한국테크니컬커뮤니케이션 협회의 회장이었기 때문에 그런 교류가 더욱 많았던 것 같아요. 중국표준화협회는 중국 내 테크니컬커뮤니케이션/현지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포럼과 컨퍼런스를 주최하여 한국, 일본, 독일,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전문가가 주제별로 발표를 진행하고, 분과토의도 하고, 요청이 있는 경우 컨설팅도 제공하는 장을 마련합니다.

이런 행사에서 저는 프레젠테이션 통역은 물론, 한샘과 중국의 정부 기관, 기업을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힘과 기지를 발휘하여 성공적인 행사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죠. 덕분에 해외 출장도 많이 다녔습니다. 멀미가 심해서 비행기를 탈 때마다 수많은 멀미약 패치를 붙이고 다녔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해서 그런지 출장을 다니는 것도 재미있기만 하고 전혀 힘들지가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이런 시간을 통해 사장님과 회사의 주요 임원들로부터 한샘의 경영과 철학, 비전, 가치 등을 접할 수 있었고 저 또한 한샘의 중요한 일원이라는 사실을 체감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고, 동시에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 같아요.

중국표준화협회(CAS) 방문시 CAS사무총장 高建忠과 실무진, 한샘 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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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C 포럼에서 발표하는 한샘 하지영 이사와 발표 후 이어진 중국청중들의 질문. 당시 통역부스에 제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어를 정확한 중국어로 청중에게 전달할 수 있었어요.

한샘에서 지금까지 근무해오면서 어떻게 한샘이 국내 Language Service 업계 1위를 유지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주어진 업무에 성실히 임하는 모든 동료 직원들, 언어서비스 전문가를 양성하는 전사 차원의 지원, 언어 서비스 업계의 동향 파악 및 그에 맞는 빠른 방향 전환, 그리고 무엇보다도 품질에 대한 고집과 고객에 대한 강한 책임감이 한샘을 언어서비스 업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잡게 한 것 같았습니다. 한번도 한샘과 일해보지 않은 고객은 있을 수 있지만 한번만 일하고 돌아서는 고객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저는 한샘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회사의 성장과 함께 해나갈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큽니다.

한국에 온 뒤 개인적으로도 역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외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살았던 문화 및 사회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과 생활 습관을 접하는 것이 좋은 점도 많지만, 가장 힘든 점은 역시 가족과 친구가 없기 때문에 외로움을 견뎌야 할 때가 많다는 것이죠.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입국 제한 및 절차 강화 때문에 출입국이 어려워져서 특히나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밝고,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든 것이 다 인생의 좋은 경험으로 남고 추억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제게 주어진 하루 하루에 집중하며 살아가려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앞으로도 한샘인으로서 제가 맡은 업무를 해나가며 활기찬 매일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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