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 매뉴얼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감성과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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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면서

테크니컬 라이터에게 필요한 핵심적인 자질은 무엇인가, 왜 그런 자질이 필요한가, 라이터를 채용할 때 어떻게 그 사람이 그런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나, 만일 자질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 만일 교육을 실시하다면 그런 자질이 육성될 수 있는 것일까.

한국의 TC산업계에서 30년을 사용자 매뉴얼을 개발해 왔던 나는 이 답을 찾기 위해 오래 전부터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 산업이 많이 발달해 있는 미국에서 발행된 책과 잡지, 세미나를 많이 기웃거렸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원하는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수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의 테크니컬 라이터들이 주력해야 하는 부분이 같지 않았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 우리가 만들어내어야 하는 매뉴얼의 대상 제품들이 상당수 컨슈머 제품군인데 비해 미국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크니컬 라이터의 작업 대상은 범위가 매우 다양하고 제품에 탑재된 기술과 지식에 대한 배경이 전문적인 상품이 많았다. 즉, 항공, 군수장비, 매디컬, 중대형 산업기계, 대형 시스템 등 한 두사람의 라이터에 의해 기획되고 개발될 수 있는 유형의 제품이 아닌 경우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테크니컬 라이터의 자질에 대한 고민은 컨슈머 제품 매뉴얼 기획 및 개발자 양성에 대한 고민이었던 것이고 비슷한 패턴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일본의 TC업계였다. 왜냐하면 일본의 대표적인 상품도 컨슈머 제품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상품 매뉴얼은 매뉴얼의 기획, 정보 분석, 배치, 라이팅, 디자인까지 소수의 테크니컬 커뮤니케이터에 의해 일관되게 제작되어야 한다. 이런 컨슈머 매뉴얼을 개발해야 하는 라이터에게 필요한 기술은 무엇일까? 이 기술은 빅데이터 마이닝으로 자동 생성될 수 있을까?

30년을 이 업계에서 살아온 내가 마주하게 된 결론은, 아이러닉하게도 세상은 변화해 가고 있는데 컨슈머 매뉴얼 개발자에게 필요한 자질이나 스킬셋은 정말 고전적인 기술이라는 것이다. 자동화로 대체되기 어려운, 개개 작업자의 호기심, 이해력, 창의성, 소비자에 대한 따뜻한 이해, 또한 동시에 최신 기술을 접목하고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감각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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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

컨슈머 매뉴얼 개발자에게 필요한 자질과 스킬 셋을 중요도 순으로 나누어 들여다 보면:

  1. 대상 소비자에 대한 통찰력
  2. 사용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
  3. 커뮤니케이션 능력
  4. 최신 툴과 기술 사용능력
  5. 제품이 가진 기능과 기술에 대한 이해

B2B제품군 매뉴얼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스킬일 수 있는 ‘제품이 가진 기능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컨슈머 매뉴얼 개발자에겐 최하위인 이유는 모두가 짐작하듯이 B2B제품군에 대한 학습보단 B2C제품군이 가진 기술과 기능에 대한 학습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B2C제품군에는 경험과 기술을 갖춘 전문 테크니컬 라이터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다수의 B2C제조판매사들이 제품 개발자를 이용하여, 제품도 개발하고 매뉴얼도 만들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컨슈머 매뉴얼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대상 소비자에 대한 통찰’이었다. 기술의 발달, 가족 패턴의 변화, 변화하는 트랜드는 소비자의 취향을 계속 바꾼다. 우리가 관찰한 15년전의 가정에서의 전화기 사용자의 상은 지금의 스마트폰 사용자의 상과 매우 다르다. 전화를 사용하는 목적도 바뀌었다. 지금 고가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20살 청년에게 물어보라. 손에 쥔 그 기기의 구매 목적이 ‘통화’인가. ‘통화’이기만 하다면 시장에 저가폰은 얼마든지 있는데도 그들은 정말 다양해진 그들만의 이유로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해 가고 있는 소비자들의 인식, 지식, 경험의 변화는 발달된 기술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정보를 습득하는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들은 신문보단 유튜브에 익숙해지고 있는 세대인 것이다. 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컨슈머제품 매뉴얼 개발자라면 관심을 가지고 학습해야 할 중요한 테마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대다수의 직업군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컨슈머 매뉴얼 라이터에게도 라이터로서의 능력을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필요한 스킬이다. 컨슈머 매뉴얼 라이터는 1인 기획자/라이터/Account manager/Project manager역할까지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매뉴얼 개발자를 사례로 들어보자. 신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R/D개발자와 인터뷰하고 주요 사용자 task를 분석하고 정보를 배치하고 고객하고 협의하고 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 디자이너, DTP 테크니션과 협의하는 것을 여러 사람이 분담해서 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가? 무엇보다 소비자제품의 경우 상품기획부터 출시까지 시간이 길지 않다. 매뉴얼개발에 주어지는 시간은 불과 한 두 달일 때가 많다. 짧은 시간, 기획부터 파이널 출력물까지 작업을 완료하려면, 1인 관리가 효과적이다. 작성해야 할 콘텐츠의 양도 100페이지 이내인 경우가 많아 한 사람에 의한 라이팅 작업이 일관성과 품질을 관리하기가 수월하다.

그러나 이 1인 멀티플레이어가 되려면 커뮤니케이션의 귀재가 되어야 한다. 고객 대응, 내부 작업자간 소통은 물론, 보고서 형식으로, 제안서 형식으로 끊임없이 바뀌어가는 소비자패턴에 대한 연구를 내부 작업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과 공유하고 협의를 해야 한다. 수집한 정보를 분석한 뒤, 말로 글로 정확하게 표현해 내고 설득력있게 3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스킬이 없다면 컨슈머 매뉴얼 라이터로서는 롱런하기 어렵다.

‘사용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최신 툴과 기술 사용능력’은 연동해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사용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것은 컨슈머매뉴얼개발자에게 요구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기술이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사용정보가 텍스트 중심의 인쇄물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사용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테크니컬 라이터는 잘 써야 한다. 대상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효과적으로, 라이팅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글을 잘 쓰지 못하는 테크니컬 라이터라면 이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그런데 기술이 진보하면서 요즘 시대에는 컨슈머 제품 매뉴얼을 작성해야 하는 테크니컬 라이터는 사용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글로 잘 표현하는 기술을 갖추는 것외에도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사용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 대상 독자인 소비자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패턴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보단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습득하는 사용자에게 신문형식으로 정보를 제공할 것인가. 그들에게 다가가는 방법, 좀더 쉽고 효과적으로 그리고 정확하고 안전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금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어떤 기술을 적용하면 좋을 것인가. 애니메이션 매뉴얼? 제작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동영상? 용량이 무겁다, 표현하기 힘든 정보가 많다. 음성삽입 매뉴얼? 다국어 전개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파생 제작에도 비용이 같은 크기로 들 수 있다. 웹 서버를 이용해서 토픽을 잘라서 제공하고 소비자 취향에 맞추어 다운받으라고 할까? 전체를 제공받지 못한 사용자에 의한 안전경고정보가 전달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컨슈머 매뉴얼 개발자의 고민은 끝이 없다. 그리고 그 답은 최신 기술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가능하게 하는지에 따라서 어제와 오늘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끝내면서

경험에 의하면 컨슈머 매뉴얼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이런 스킬이 모두 학습될 수 있는 것(가르친다고 성취할 수 있는 것은)은 아니라는 것이다. 라이터의 천부적인 자질이나 재능에 의존하는 것도 상당히 많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글을 잘 쓰는 능력, 사람과 현상에 대한 통찰력, 분석과 판단력, 설득력, 새로운 툴이나 기술의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을 어떻게 가르쳐야 습득할 수 있단 말인가.

오늘 날의 소비자, 가까운 미래의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려면 컨슈머 매뉴얼 개발자는 개인이 가진 천부적인 자질을 기본으로 사용자를 이해하는 감성과 공감력, 동시에 변화하는 최신 기술과 방법론을 효과적, 그리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인재여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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