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제한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지금은 ‘배울 줄 아는 라이터’가 필요합니다. 최근 진행되었던 한샘글로벌 테크니컬 라이팅 입문 교육의 주제는 ‘한번도 작업한 적 없는 제품이나 기능에 대한 학습’하기였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 산업 현장에서는 해본 사람을 찾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매뉴얼 제작은 레퍼런스가 중요했습니다. 결과물의 사전 검증이 어렵기 때문에 작업자의 해본 경험에 믿고 맡기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같은 구분법도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으니까요.
과거: 테크니컬 라이터는 ‘특정 도메인 전문가’였다
한때 테크니컬 라이터는 특정 분야에 오래 몸담아온 사람이 맡는 역할로 여겨졌습니다. B2B 장비, 산업용 솔루션, 자동화 시스템처럼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품군은 외부에서 정보를 얻기가 어렵고, 내부 자료 역시 복잡한 기술 문서로 구성되어 있어 도메인을 모르면 문장 하나 쓰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글 잘 쓰는 사람”보다 “그 분야를 오래 다뤄본 사람”이 라이터로 채용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전문 도메인 경험이 곧 직무 경쟁력이었던 시대였죠. 한국이나 일본처럼 B2C제품 제조업이 강했던 지역에서는 정도가 약했지만 독일이나 미국처럼 테크니컬 라이터가 전문화되어있던 지역에서는 이런 경향이 특히 강했습니다. 복잡한 장비나 기계, 대규모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글만 잘 쓴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거든요.
변화: 이제는 ‘정보 탐색력’이 직무 경쟁력이 되었다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 대부분의 기술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 제품 리뷰, 특허 자료, 사용자 커뮤니티 등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 비교 대상이 되는 경쟁사 제품, 해외 사례, 사용자 피드백도 웹 검색 한두 번이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 여기에 더해, ChatGPT와 같은 AI 도구는 단순 정보 수집을 넘어
➤ 제품 개요 요약
➤ 사용자 관점 추론
➤ 기능 흐름 구성도 설계까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테크니컬 라이터에게 필요한 것은 “한 분야를 오래 경험해본 사람”이 아니라 “어떤 제품이든 빠르게 학습하고 사용 정보를 구조화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자질: 전천후 테크니컬 라이터의 핵심 역량은?
과거에 중요했던 것 | 지금 더 중요해진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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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제품군 경험 | 빠른 기술 습득력 |
내부 용어 숙련도 | 외부 정보 탐색력 |
전문가 인터뷰 능력 | AI 기반 리서치 활용 |
기술적 정확성 | 사용자 중심 정리력 |
사내자료 정독 능력 | 정보의 선별·구조화 능력 |
예전에는 “경험의 깊이”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학습의 속도와 폭”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경험은 좁고 깊게, 탐색은 넓고 빠르게 — 두 능력의 균형이 요구되지만, 지금은 탐색력이 더 많은 문을 열어줍니다.
한샘글로벌 교육 현장 사례: 도메인 몰라도 시작할 수 있다
한샘글로벌에서는 입문 테크니컬 라이터를 위한 교육 과정에서 “유사 경험이 없는 제품이라도, 충분한 탐색과 논리 정리를 통해 매뉴얼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실제로 훈련합니다.
가령 최근 진행한 입문 교육에서는 ‘네이버 스마트빌딩 시스템’을 주제로
- 제품 정보를 웹·AI로 조사하고
- 고객의 예상 질문과 그에 대한 응답을 정리하며
- 고객에게 제출할 수 있는 킥오프 미팅 보고서를 작성하는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시스템이었지만, 웹 정보 + AI 정리 + 실전 연습이라는 3단계 과정을 통해 입문자도 납득 가능한 논리와 문서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결론: 테크니컬 라이터의 전문성은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
전문성을 도메인으로만 정의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 테크니컬 라이터에게 필요한 전문성은 정보를 구조화하고, 사용자에게 맞게 전달할 수 있는 역량입니다. 그 출발점은, 잘 쓰는 것보다 잘 배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