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매뉴얼은 글을 잘 쓰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실제로 제품을 어떻게 마주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며, 어디에서 막히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지게차처럼 안전과 작업 효율이 동시에 중요한 장비는 “사양 정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통하는 안내, 실제 동작과 시야를 반영한 절차, 실수를 예방하는 경고의 위치와 표현까지 포함되어야 비로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매뉴얼’이 됩니다.
한샘글로벌의 테크니컬 라이터들은 매뉴얼 제작에 들어가기 전, 제품 이해를 ‘사용자 환경’에서 먼저 시작합니다. 인터넷 검색과 기술 자료 분석은 기본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사용자의 현실을 완전히 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경우 실제 제품 또는 유사 제품을 확보해 직접 작동시키고, 사용자의 관점에서 절차를 검증합니다. 사용자 중심 사고는 “친절하게 쓰자”가 아니라, 사용자의 배경·기술 수준·사용 환경을 분석하고 그에 맞춰 정보의 우선순위와 흐름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이번에는 그 원칙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게차 매뉴얼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우리 라이터들이 실제 지게차 운전학원에서 교육을 받고 지게차 면허를 취득했습니다. 문서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정보들이 ‘현장’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은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라, 문서 품질을 위한 정보 수집 과정입니다. 운전석에 앉아 보기 전에는 놓치기 쉬운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어떤 각도에서 어떤 표시를 확인하는지, 어떤 순서로 손과 시선이 움직이는지, 어떤 동작이 “생각보다 어렵거나 위험한지”는 문장으로만 추론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매뉴얼의 핵심인 절차 작성과 안전 정보 배치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현장 경험은 매뉴얼을 다음과 같이 바꿉니다.
첫째, 절차가 ‘기능 설명’에서 ‘행동 중심’으로 바뀝니다.
사용자는 기능을 읽고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장에서 장비를 조작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문서는 “무엇이 가능한가”보다 “지금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둘째, 경고는 ‘나열’이 아니라 ‘실수 예방’으로 설계됩니다.
현장에서는 경고 문구가 있어도, 시점과 위치가 맞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실제로 위험이 발생하는 순간의 맥락(시야, 주변 상황, 동작 전후)을 이해하면, 경고의 위치와 표현이 훨씬 정확해집니다.
셋째, 용어와 표현이 사용자 눈높이에 맞게 정리됩니다.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표현과 사용자가 이해하기 쉬운 표현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간극을 줄여야 사용자는 매뉴얼을 믿고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사용자를 모르면 정보는 전달되지 않는다”는 원칙의 실무 적용입니다. 정보는 문서에 들어갔다고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전달됩니다. 그래서 테크니컬 라이터는 계속 질문해야 합니다.
- 이 문서는 누구를 위한가?
- 사용자는 어디에서 막힐 수 있는가?
- 내가 쓰는 문장은 현장에서 바로 이해되고 실행 가능한가?
이번 지게차 면허 취득은, 그 질문에 가장 정직한 방식으로 답한 사례였습니다. “면허를 따서 멋있어 보이기”가 아니라, 운전석에서 본 현실을 문서 구조와 문장에 반영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매뉴얼을 단순한 ‘설명서’가 아니라,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사용자 경험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매뉴얼의 목적은 하나입니다. 실제 운용 조건에서 정확하고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사용자를 돕는 것.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려면, 문서팀이 먼저 현장을 이해해야 합니다. 매뉴얼은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지게차·산업장비·제조 현장용 매뉴얼을 사용자 관점에서 재정비하고 싶다면, 한샘글로벌에 문의해 주세요. 현장 사용성, 안전, 다국어 확장까지 고려한 ‘release-ready’ 문서 전략을 함께 설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