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매뉴얼, 규제 관리 없인 완성될 수 없다

제품은 완벽한데, 설명서 때문에 판매가 중단된다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제조사의 사용설명서는 단순한 안내 문서가 아닙니다. 각국의 안전, 환경, 소비자 보호 규제를 충실히 반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수출 지연, 제품 리콜, 심지어 법적 분쟁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규제는 자주 바뀌고 지역마다 적용 기준도 다르다는 점입니다. 실무자가 이를 모두 따라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복잡한 규제 환경 속에서 글로벌 제조사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한샘글로벌이 35년간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 전략을 소개합니다.

1. 규제 가이드라인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제품 설명서에는 단순한 기능 안내 외에도, 각국의 법률, 산업 표준, 안전 표시, 환경 지침, 소비자 보호 요건 등 다양한 규제사항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규제는 국가별로 요구 기준이 다르고 해마다 변경되며, 제품을 어떤 시장에 출시하느냐에 따라 매뉴얼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정보가 달라집니다.

이런 규제 정보는 전적으로 법무팀이 관리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규제 정보를 사용설명서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결정하고 적용하는 역할은 매뉴얼 제작팀의 몫입니다. 따라서 매뉴얼 제작 부서에서는 제품, 지역, 언어별로 요구되는 규제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합니다. 이 가이드라인은 작성부터 검토, 납품까지 전 공정에서 규제 준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며, 다양한 경로로 전달되는 법무팀이나 고객사의 요구사항도 일관된 기준 아래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책임지고 매뉴얼 제작 부서안에 규제 가이드를 관리할 전담 담당자를 지정하는 일입니다. 담당자는 법무팀 또는 고객사로부터 전달된 각국의 최신 규제 정보를 수집·검토하고, 제품 유형과 문서 유형에 맞게 실무 적용이 가능한 형태로 가공하여 가이드라인을 작성한 뒤, 이를 관련 작업자들에게 체계적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이 가이드라인은 법률 해석서처럼 복잡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 항목에 필요한 표현이나 포함 조건 등을 작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나 체크리스트 형태로 정리하면, 제작 과정에서의 오류나 누락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실무자를 위한 팁

  • 법령 원문이 아닌, ‘제작 시 반영 방법’ 중심으로 정리하세요.
  • 표나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시각화하면 실무 적용이 쉬워집니다.
  • 주요 규제별로 ‘포함 조건’과 ‘표현 방식’을 명확히 명시하세요.
  • 가이드라인은 ‘완성형’이 아닙니다. 정기적 업데이트 체계를 갖추세요.

2. 자동화 시스템으로 규제 누락을 방지하세요

규제 가이드라인이 수백 페이지에 달할 경우, 작업자가 필요한 항목을 수동으로 찾아 반영하는 과정에서 누락이나 오적용 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규제 가이드라인과 문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제품명과 언어를 선택하면 필요한 규제 항목이 자동 출력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반복 업무에서 발생하는 실수를 줄이고, 적용 이력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제품 + 아랍어”를 선택하면 전압 표기, 충전기 주의문구, 제조판매사 정보 표기 등 해당 지역의 규제 항목이 자동으로 제시되도록 구성할 수 있습니다.

✅ 실무자를 위한 팁

  • 규제 DB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여 최신 정보를 반영하세요.
  • 시스템을 활용한 적용 내역을 기록하여 규제 준수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구축하여 비전문가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 Common 파일로 반복 작업을 줄이고 일관성을 높이세요

규제 가이드라인에 모든 작업 방법을 포함하면 오히려 핵심 규제 사항을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통으로 적용되는 규제 항목과 작업 기준을 정리한 ‘Common 파일’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Common 파일을 활용하면 문서별로 반복되는 규제 적용을 자동화하거나 템플릿화할 수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업무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폐기 표시, 인증 마크 등은 대부분의 제품군에 공통 적용되기 때문에, Common 파일로 관리하면 반복 오류를 줄이고 검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파일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면 규제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실무자를 위한 팁

  • Common 파일은 문서 유형별, 제품별로 세분화해 관리하세요.
  • 작업자가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템플릿과 적용 사례를 함께 제공하면 적용 속도가 빨라집니다.
  • Common 파일 내에 규제 준수 체크리스트를 포함하여 빠른 검토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사용설명서의 품질은 단순히 문장을 정확히 번역하는 것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국가별 규제 요건을 충실히 반영하고, 일관된 기준 아래 최신 정보를 적용했는가가 기업의 신뢰도와 법적 리스크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한샘글로벌은 35년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다국어 매뉴얼 제작과 현지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복잡한 규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을 축적해왔습니다. 단순한 문서 작업을 넘어, 각국의 법률과 산업 표준을 반영하는 체계적인 규제 관리 체계를 갖추고자 한다면, 지금이 점검의 적기입니다. 규제 리스크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이제는 매뉴얼도 ‘규제 대응력’으로 완성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