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번역가로 살아남기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번역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적 역량을 넘어 창의적 해석과 문화적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AI 번역의 한계를 인식하고, 인간 번역가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 미래 번역가의 핵심 생존 전략입니다.

들어가는 말: AI 시대, 번역가의 미래는?

AI가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에, 번역가는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요? 이미 AI 번역기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빠르고 간편하게 문장을 번역해 주는 AI 번역기는 이제 신문 기사나 서적의 일부도 능숙하게 번역합니다. 이런 시대에 번역가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번역가의 역할은 사라지는 걸까요? 아니면 새로운 역할을 찾아가야 하는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AI 번역의 한계와 인간 번역가의 역할에 대해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AI 시대를 바라보는 번역가의 올바른 관점

AI 번역은 빠르고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아직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를테면 현재의 AI는 문화적 뉘앙스와 감성적 요소를 정확히 포착하지 못합니다. 2023년 iPhone 14의 노란색 모델이 출시되었을 때 “Hello, yellow!”라는 원문 카피를 “안녕, 노랑!”으로 번역할 수는 있지만, 이를 한국 정서에 맞게 “나랑 노랑!”으로 번역하는 데에는 인간 번역가의 창의적 해석이 필요한 것이죠.

이처럼 AI 시대의 인간 번역가는 AI 번역의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한계점을 집중적으로 계발하여 AI 번역과의 차별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I 번역이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인간 번역가가 역량으로 삼아 더 계발하면, AI와의 협력에서 훨씬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AI 번역이 지니는 한계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I 번역의 한계

첫째, 문맥 이해와 상호 참조에 약합니다.
AI는 개별 문장을 독립적으로 번역하는 데 능하지만, 긴 문서에서 앞뒤 문장을 참조하여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는 특히 동일한 단어나 표현이 여러 의미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문맥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면 번역의 일관성이 떨어지며, 전체 문서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게 됩니다.

다만, 문맥 파악 능력은 현재 생성형 AI 개발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인 만큼, 가까운 미래에는 AI가 인간 수준의 문맥 이해도와 상호 참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AI가 인간 번역가의 Copilot 역할을 하며 작업 효율을 크게 높여주며, 인간 번역가가 더 복잡하고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 중의적 표현과 복잡한 구조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중의적 표현이나 복잡한 문장 구조는 AI 번역에서 가장 큰 난관 중 하나입니다. ‘The chicken is ready to eat.’이라는 문장은 ‘닭고기가 먹을 준비가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닭이 (먹이를) 먹을 준비가 되었다’로도 해석될 수 있죠. 이처럼 AI는 문장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번역을 제시할 수 있지만, 중의적이거나 복합적인 의미를 가진 문장에서는 실수를 범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표현들은 번역에서 정확성을 요구하며, 잘못 해석하면 원문의 의미를 완전히 왜곡할 수 있습니다.

셋째, 창의적이고 세련된 표현에 약합니다.
광고, 마케팅, 문학 작품 등에서 창의적이고 세련된 표현은 매우 중요합니다. AI는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에서 학습한 표현을 사용하는 데 능하지만, 새로운 상황에 맞춘 창의적 표현을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독자의 관심을 끌고 감정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번역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넷째, 최신 트렌드와 유행어 파악이 느립니다.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번역을 수행하지만, 최신 트렌드나 유행어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언어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운 표현이 등장하고 기존 표현의 의미가 변하기도 합니다. AI는 이러한 변화를 실시간으로 학습하지 않기 때문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 번역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인간 번역가의 역량 계발

AI 번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AI와의 협력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인간 번역가는 다음과 같은 역량을 집중적으로 계발해야 합니다.

첫째, 원문에서 다양한 의미의 번역이 가능함을 인지하고, 중의적 표현으로 인한 번역 오류 검출 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번역가로서 중의적 표현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다양한 문맥에 맞게 해석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의적 표현은 한 가지 문맥에서만 해석되지 않습니다. 동일한 원문이 다양한 상황에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유연한 사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유연한 사고를 통해 번역가는 하나의 텍스트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가장 적합한 번역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언어적인 기술을 넘어서, 창의적이고 다차원적인 사고 방식을 요구합니다.

둘째, 창의적인 글쓰기 연습이 필요합니다.
창의적이고 세련된 표현은 번역에서 독자의 관심을 끌고, 원문의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창의적인 글쓰기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광고 문구, 마케팅 카피, 문학적 표현 등을 직접 작성해보면서 창의적 표현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동의어와 유사 표현을 숙지하고, 그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번역 과정에서 독창적이면서도 적절한 표현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표현을 실험하고 적용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번역하는 텍스트의 성격에 맞게 문체와 톤을 조정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좋습니다. 문학적이거나 예술적인 텍스트에서는 우아하고 감성적인 표현이 필요하며, 기술적이거나 공식적인 텍스트에서는 간결하고 명확한 표현이 요구됩니다. 이를 위한 문체와 톤 조정 연습을 통해 다양한 텍스트에 적합한 번역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습들을 통해 자칫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AI 번역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셋째, 최신 트렌드와 유행어 등을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최신 트렌드와 유행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번역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소셜 미디어, 뉴스, 대중문화 콘텐츠 등을 자주 접하며, 새로운 표현과 트렌드를 빠르게 습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번역가는 현재 유행하는 표현뿐만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트렌드를 예측하고 반영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산업 동향을 연구하고, 대중문화의 흐름을 파악하며, 새로운 표현이 등장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번역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문화적 감수성을 갖추고 사회적 맥락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합니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이를 고려한 번역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문화 배경의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다문화 관련 서적과 미디어를 접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특정 사회적 이슈나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번역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사회적 이슈나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텍스트를 번역할 때, 그 맥락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정 표현이 어떤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또는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분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회학, 역사학 등의 학문적 배경 지식을 쌓는 것도 유용합니다.

아울러 정치적, 종교적, 성(性)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번역 작업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원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목표 언어 문화에 맞게 조정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종교나 정치적 입장을 함축하는 표현이 목표 언어의 문화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예측하고, AI가 이를 부적절하게 번역했을 경우 중립적인 표현으로 변환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결론: 미래 번역가의 생존 전략은 기민한 통찰력과 자기계발

인간 번역가가 AI에 잠식당하지 않고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계발해야 합니다. 단순히 AI의 발전을 뒤에서 지켜보며 끌려가기만 한다면 어떤 시점에는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 언어, 문화의 흐름에 모두 유연하게 대응하고, 그에 맞추어 인간 번역가만이 갖출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하여 AI와의 상호 보완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민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번역의 효율성과 품질을 높여야 합니다. AI가 어려움을 겪는 영역에서 인간 번역가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역할을 통해 번역가는 AI라는 ‘도구’에 올라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역량을 갖춘 번역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결국, AI와 인간 번역가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통해 더 나은 번역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AI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인간 번역가의 문화적 이해와 창의성을 더해, 단순한 언어 변환을 넘어서는 깊이 있는 번역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AI를 도구로 삼아, 번역가는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