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번역 시대, 더 중요해진 품질 기준: 한샘글로벌 ISO 17100·18587 인증 심사 성공적 마무리

지난 3월, 한샘글로벌은 ISO 17100(번역 서비스) 및 ISO 18587(기계번역 후편집) 인증 갱신 심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인증기관 Austrian Standards의 심사관과 약 4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심사에서, 별도의 보완 사항이나 피드백 없이 통과했습니다.

12년 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된 이야기

오스트리아 인증기관 Austrian Standards 심사관과 화상으로 진행된 ISO 17100·18587 인증 심사 시작 장면
오스트리아 인증기관 Austrian Standards 심사관과 화상으로 진행된 ISO 17100·18587 인증 심사 시작 장면

한샘글로벌과 이 인증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국에는 ISO 17100의 전신인 EN 15038을 심사할 수 있는 인증기관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번역 서비스의 국제 표준이라는 개념 자체가 국내 업계에서 낯설던 시기였습니다.

한샘글로벌은 이 표준의 가치를 일찍 인식하고 인증 취득을 결정했습니다. 인증기관으로 오스트리아의 Austrian Standards를 선정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EN 15038은 국제표준(ISO)으로 승격되기 전, 유럽 표준(EN)으로 제정·운영되던 규격이었습니다. 특히 오스트리아는 EN 15038 이전부터 자체 번역 품질 표준인 ÖNORM D 1200을 운영해온 나라로, 유럽 내에서도 번역 서비스 표준화의 선도적 위치에 있었습니다. 이 표준의 뿌리에 가장 가까운 유럽의 공인 인증기관을 통해 심사받는 것이 가장 정통한 접근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당시Austrian Standards에서 심사관이 한국으로 직접 방문하여 현장 심사를 진행했고, 한샘글로벌은 한국 최초로 EN 15038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ISO 17100으로 표준이 개정된 뒤에도, 한샘글로벌은 단 한 번도 인증을 놓지 않았습니다. 12년간 매 갱신 심사를 통과하며 운영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왔습니다. 인증은 한 번 취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매 심사마다 실제 프로젝트의 운영 프로세스, 품질 보증 체계, 리소스 관리, 보안 시스템이 현행 표준에 부합하는지 다시 검증받아야 합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은 그 검증을 반복해서 통과해왔다는 기록입니다.

2020년에는 기계번역 후편집(MTPE)에 대한 시장 수요 확대를 예측하고, ISO 18587 인증을 추가로 취득했습니다. AI 번역이 본격적으로 화두가 되기 전에 이미 MTPE의 품질 관리 체계를 국제 표준 수준으로 구축한 셈입니다.

달라진 심사, 달라지지 않은 기준

이번 심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심사의 초점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AI 기반 번역의 품질이 빠르게 향상되고 MTPE 수요가 확대되면서, 심사관의 질문도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번역 프로세스가 표준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AI를 실제 고객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품질화하고 운영하고 있는지가 주요 논의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저, 리소스 매니저, 리뷰어, 도큐먼트 엔지니어가 인터뷰어로 참석해 심사관의 질문에 직접 답변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납품 이후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 — 요구사항 분석, 리소스 선정, 생산 관리, 품질 평가, 피드백 반영 — 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시연하는 자리였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저, 리소스 매니저, 리뷰어, 도큐먼트 엔지니어가 심사관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모습
프로젝트 매니저, 리소스 매니저, 리뷰어, 도큐먼트 엔지니어가 심사관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모습

특히 MTPE 영역에서는 포스트에디터의 역할이 깊이 있게 다뤄졌습니다. 단순한 수정 속도가 아니라, 목적 적합성, 문맥의 자연스러움, 용어 일관성, 고객 요구사항 충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이 핵심이라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AI가 초안을 만들 수 있는 시대일수록, 그 초안을 고객의 목적에 맞게 완성하는 사람의 전문성이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입니다.

ISO 인증 체계도 변하고 있다

심사관과의 대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ISO 인증 체계 자체가 변화의 과정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MTPE가 번역 생산의 주요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에 별도로 운영되던 ISO 17100(번역 프로세스)과 ISO 18587(MTPE 프로세스)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재편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한샘글로벌은 이미 두 인증을 함께 운영해온 기업으로서, 이 변화의 방향과 사실상 정렬되어 있습니다. 12년간의 ISO 17100 운영 경험과 5년간의 ISO 18587 운영 경험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바꾸는 것, 기술이 바꾸지 못하는 것

AI 번역 기술은 번역의 생산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품질 관리의 구조,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운영 역량,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검증 가능한 체계로 유지하는 일은 기술만으로 대체되지 않습니다.

한샘글로벌은 한국에 인증기관이 없던 시절부터 국제 표준의 가치를 믿고 투자해왔고, 12년간 그 기준을 한 번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이번 심사는 그 여정의 가장 최근 기록이며, 다음 심사에서도 변화하는 산업 환경을 가장 먼저 이해하고 가장 안정적으로 실행하는 조직임을 다시 증명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