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 텍스트 번역의 핵심 원칙: 글로벌 UI 로컬라이제이션 품질을 위한 7가지 기준

UI 텍스트(User Interface Text)는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사용자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언어입니다. 제품의 버튼, 메뉴, 경고, 상태 메시지 등은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결정하는 신호이자, 브랜드의 신뢰와 사용자 경험(UX)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러한 UI 텍스트를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 단어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져도 사용자가 동일한 직관으로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 번역과는 다른 원칙과 체계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UI 텍스트 번역의 7가지 핵심 원칙을 소개합니다.

1. 문맥(Context)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라

UI 텍스트는 짧지만, 상황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Close”는 ‘닫기’일 수도 있고, ‘가까이’, ‘종료’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번역가는 단어만 보고 번역해서는 안 되며, 버튼의 위치, 기능의 흐름, 사용자 시점, 실행 결과를 모두 함께 파악해야 합니다.

❌ 단어 중심 번역: Close → 닫기 (문맥 고려하지 않고 사전적 의미로 번역해서 적용)
✅ 문맥 기반 번역:
Close (on popup) → 닫기
Close (on system shutdown) → 종료
Close (on device cover alert) → 닫기
Close (on sensor prompt) → 가까이 이동

이처럼 문맥 이해는 모든 UI 번역의 출발점이며, 번역가에게 충분한 화면 정보(UI 스크린샷, 설명 주석 등)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2. 간결하고 기능 중심으로 번역하라 (Keep It Short and Functional)

UI는 공간이 제한된 언어 환경입니다. 번역문이 길어지면 레이아웃이 깨지거나 텍스트가 잘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문 의미를 유지하되, 공손 표현이나 불필요한 조사·수식어를 줄이고, 핵심 의미만 전달해야 합니다.

❌ 설정을 저장하시겠습니까?
✅ 설정 저장

❌ 작업을 다시 시도하십시오.
✅ 재시도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번역가가 원문보다 짧게 줄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원문이 “Would you like to save your current settings before exiting the program?” 이라면, 번역가는 “프로그램을 종료하기 전에 현재 설정을 저장하시겠습니까?”라고 옮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장을 “설정 저장”으로 바꾸려면 단순 번역이 아니라 UI 문구 재설계(UI text rewrite) 단계가 필요합니다.

UI 번역의 품질은 “짧고 명확한 번역문”이 아니라, “짧고 명확하게 쓸 수 있는 환경”에서 만들어집니다.

3. 동사형 구조를 유지하라 (Preserve Action-Oriented Structure)

UI의 핵심은 ‘행동을 유도하는 언어’입니다. 버튼이나 명령문은 사용자가 즉시 실행할 수 있도록 동사로 시작하는 구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원문이 동사형이라면, 번역에서도 동일한 흐름을 유지해야 사용자의 인식이 끊기지 않습니다.

❌ 비권장 예 (명사형 번역)
설정 저장 → Saving Settings
데이터 삭제 → Deletion Data
진단 시작 → Beginning Diagnostics

✅ 바람직한 예 (동사형 유지)
설정 저장 → Save Settings
데이터 삭제 → Delete Data
진단 시작 → Start Diagnostics

‘Saving Settings’나 ‘Deletion Data’처럼 명사형 번역은 문법적으로는 어색하지 않지만, UI 버튼에서는 실행감을 떨어뜨리고 시각적 일관성도 무너집니다. “행동을 말하는 언어(Action Language)”로 번역할 때, 사용자는 더 빠르게 이해하고 정확히 조작할 수 있습니다.

4. 용어의 일관성을 유지하라 (Ensure Terminology Consistency)

UI에서 동일한 개념은 언제나 동일한 용어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작업을 시작하라는 UI가 어떤 화면에서는 Start, 다른 화면에서는 Run으로 번역되어 있다면, 사용자는 이를 서로 다른 기능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언어별로 번역가에게 전달되는 UI 전용 용어집(Termbase)을 구축하고, 모든 번역자가 동일한 기준을 참조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모든 UI 프로젝트는 작업 완료 후 용어 검수 프로세스와 일관성 QA를 별도로 운영하여, 프로젝트 전체의 용어와 표현이 통일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5.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라 (Adapt to Cultural and Linguistic Conventions)

언어와 문화에 따라 사용자가 선호하는 표현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UI 번역의 목표는 직역이 아니라, 현지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조작할 수 있는 언어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명령형 강도 조정: 직접 명령이 거칠게 느껴질 경우, 문화권에 맞게 완곡하게 표현합니다. 예: 일본어에서는 직접 명령형보다 완곡한 표현이 선호됩니다. Delete fileファイルを削除しますか?

명확성 우선: 산업용·의료기기 UI처럼 효율이 중요한 경우 정중체보다 명확한 명령형을 사용합니다. 예: Please check connection → Check connection

6. 레이아웃 제약을 고려하라 (Mind Layout and Space Constraints)

UI는 본질적으로 공간이 제한된 환경입니다. 독일어나 프랑스어는 영어보다 문장 길이가 30~50%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버튼 폭·줄바꿈·폰트 가독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화면이 깨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원문의 의미를 유지하되, 불필요한 수식어를 줄여 간결하게 번역해야 합니다. 예: Übernehmen der Änderungen → Übernehmen

UI 구조상 여백이 제한된 경우, 의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단어 수를 줄이거나 동의어 중 더 짧은 표현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실제 화면에서 검증하라 (Validate in Real UI Environments)

번역이 완료되었다고 품질이 확보되는 것은 아닙니다. UI 텍스트는 반드시 실제 장비나 시뮬레이터 화면에서 표시 상태를 검증해야 합니다.

다음 항목을 중심으로 Linguistic QA를 수행합니다.

  • 버튼이나 메뉴 텍스트가 잘리지 않는가
  • 메시지가 상황에 맞게 표시되는가
  • 번역된 문장이 인터페이스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가

이 과정은 단순한 언어 검수 단계를 넘어, 전체 UX 품질을 보증하는 최종 점검 절차입니다.

UI 번역 품질을 높이는 체계적 접근

UI 번역의 품질은 개인의 역량보다 조직적 시스템에 의해 결정됩니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UI 번역 체계를 구축하려면, 언어별로 다음과 같은 기반이 필요합니다.

  • UI 번역 전용 스타일가이드: 문체, 어미, 길이, 톤, 숫자·기호 규칙 정의
  • 용어 일관성 관리 시스템: Termbase 제작
  • UI Preview 기반 다국어 QA 프로세스: 실제 화면에서 텍스트 배치와 작동성을 검수
  • 언어별 현지 검수 및 피드백 루프: 사용자 맥락에 맞는 지속적 개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체계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 번역가 그룹과의 협업입니다. UI 번역은 단순 언어작업이 아니라 제조사별 UI 방침과 지침을 정확히 이해하고 반영하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번역가에게는 각 제조사가 제공하는 UI 번역 가이드, 스타일 기준, 예시 자료가 충분히 전달되어야 하며, 이를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리뷰·피드백 체계를 정기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이러한 지원이 있을 때 번역가는 단순히 문장을 바꾸는 역할을 넘어, 제품의 사용자 경험(UX)을 함께 완성하는 핵심 파트너가 됩니다.

작은 문장 하나가 만드는 글로벌 사용자 경험

UI 텍스트의 번역은 제품의 인상과 사용성을 동시에 결정합니다. 언어의 정확성과 직관성, 문화적 적합성이 조화를 이룰 때 제품은 국경을 넘어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합니다.

UI 번역 스타일가이드나 언어별 검수 체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면, 한샘글로벌이 함께할 수 있습니다. 한샘글로벌은 글로벌 기업의 UI 라이팅 및 현지화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언어 간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실무 경험과 기술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