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의 삽화와 픽토그램, 두 가지 문법

매뉴얼의 그림은 대부분 작성자가 판단해서 넣습니다. 그런데 그중 몇 장은 정해진 모양이 있고, 틀리면 문서 전체의 신뢰가 흔들립니다. 이 글은 삽화와 안전 픽토그램이 갈라지는 지점과, 픽토그램에 걸리는 규칙을 다룹니다.

1. 조작 설명 삽화와 주의 경고 이미지의 차이

사용설명서, 서비스 매뉴얼, 기술매뉴얼 어느 쪽이든 화면 캡처와 기능 아이콘, 부품 도면까지 여러 그림이 들어갑니다. 대부분은 실물과 맞추면 되는 문제라 여기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판단이 갈리는 것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유형그림이 하는 일판단 기준
조작 설명 삽화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보여줍니다
정확한가, 알아보기 쉬운가
주의 경고 이미지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어떤 위해가 있는지 알립니다
ISO 3864-1, ISO 7010 표준 부합

조작 설명 삽화는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해서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면 좋은 그림이 됩니다. 그러나 주의 경고는 상황을 정확하게 잘 묘사하기보다는 표준에 맞게, 규칙에 맞게 작성해야 합니다. 그림 실력이 뛰어나도 형상이 규칙에서 벗어나면 실패한 그림이고, 투박해도 형상이 맞으면 제 역할을 합니다.

구분이 흐려지는 이유

이 둘은 같은 파일에서, 같은 도구로, 대개 같은 사람의 손에서 나옵니다. 조작 삽화를 그리던 디자이너가 다음 페이지에서 주의사항 그림을 그립니다. 작업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치가 중간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결과가 국내 매뉴얼에서 흔히 보이는 형태입니다. 위의 표 안에서 보는 것처럼 장비가 눈과 표정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지고, 곤란한 상황에는 땀방울이 붙습니다. 삽화의 문법으로 그려졌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 제작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주의 경고 삽화는 안전 픽토그램입니다

안전 픽토그램이란 위험, 금지, 의무, 비상·안전 정보를 글자 없이 그림이나 기호로 전달하는 시각적 표시입니다. 사용설명서, 기술매뉴얼, 운전 정비 매뉴얼 등 기술문서의 안전 주의 페이지에 주로 등장합니다.

사례 1
사례 2
사례 3

이 같은 종류의 안전 픽토그램의 작도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앞서 든 사례를 보면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규칙이 제대로 지켜졌다고 말하기 어렵고, 세 번째 사례는 유사하게 목표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 셋을 갈랐는지는 규칙을 먼저 보고 나면 분명해집니다.

2. 안전 픽토그램에는 작도 규칙이 있습니다

ISO 3864는 문법, ISO 7010은 사전입니다

안전 픽토그램에는 두 개의 국제 표준이 관여합니다.

ISO 3864는 안전 표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규정합니다. 어떤 형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색은 무엇을 뜻하는지, 안쪽 그림은 어디까지 단순화해야 하는지가 여기에 있습니다.

ISO 7010은 그 문법으로 이미 만들어 등재해 둔 기호들의 목록입니다. 감전, 고온 표면, 끼임, 낙하물, 보호구 착용, 화기 금지. 산업 현장에서 마주치는 위해 대부분은 이미 도안이 확정되어 있습니다.

ISO 7010에 등재된 안전기호의 일부. 유형별로 수백 개가 확정되어 있습니다.

실무의 순서는 사전이 먼저입니다. 필요한 기호가 ISO 7010에 있으면 골라서 그대로 쓰면 됩니다. 새로 고안할 이유도, 디자이너에게 그려달라고 부탁할 이유도 없습니다. 목록에 없을 때만 ISO 3864의 문법으로 새로 그립니다. 국내에서는 KS S ISO 7010으로 같은 내용이 채택되어 있습니다.

등재 기호에는 고유 번호가 붙어 있습니다. 이것이 생각보다 유용합니다. “감전 마크”라고 쓰면 주고받는 사람이 서로 다른 그림을 떠올리지만, W012라고 쓰면 하나로 특정됩니다. 자료를 요청하거나 검토 의견을 남길 때 번호를 함께 적는 습관을 들이면 확인 비용이 크게 줄어듭니다.

ISO 7010 W012 — 감전 위험

가장 먼저 정해지는 것은 그림이 아니라 테두리입니다

안전 픽토그램에서 안쪽 그림은 두 번째 문제입니다. 종류를 정하는 것은 바깥 형상입니다.

의미형상
금지원 + 45° 사선빨강 테두리와 사선, 흰 바탕, 검정 심볼
지시(의무)사선 없는 원파랑 바탕, 흰색 심볼
경고모서리가 둥근 정삼각형노랑 바탕, 검정 테두리와 심볼
안전 상태사각형초록 바탕, 흰색 심볼
소방 설비사각형빨강 바탕, 흰색 심볼
금지, 지시, 경고, 안전 상태, 소방 설비. ISO 3864-1이 정한 다섯 가지 형상입니다.
같은 형상에 안쪽 그림이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 대응은 임의로 바꿀 수 없습니다. 사용자는 안쪽 그림을 해석하기 전에 테두리로 이미 종류를 읽기 때문입니다. 삼각형을 보면 “조심하라”로 읽고, 사선이 그어진 원을 보면 “하지 말라”로 읽습니다. 안쪽 그림은 그다음에 “무엇을”에 답합니다.

그래서 형상이 없는 경고 그림은 서술어가 빠진 문장과 같습니다. 캐릭터가 땀을 흘리는 그림에는 금지도 경고도 지시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무엇을”만 받고 “어떻게 하라”를 받지 못합니다.

색을 쓸 수 없는 문서라면
매뉴얼 실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본문이 흑백이거나 2도 인쇄인데 빨강과 파랑을 쓸 수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입니다.

색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안전 표준은 인쇄 여건상 색을 재현할 수 없는 경우를 전제하고 있고, 그때는 형상과 명도 대비로 의미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흑백 1도로 인쇄해도 원에 사선이 그어져 있으면 금지이고, 삼각형이면 경고입니다. 색은 인쇄 조건에 따라 협상할 수 있는 항목이지만, 형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색을 못 쓰는 것은 허용된 제약이고, 형상을 지키지 않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 사례가 갈린 지점

사례 1. 형상이 아예 없습니다
장비가 눈과 표정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지고, 곤란한 상황에는 땀방울이 붙습니다. 원도, 사선도, 삼각형도 없습니다.

문제는 그림에만 있지 않습니다. 칸의 문구를 보면 첫 칸은 “젖은 손으로 장비를 사용하지 마십시오”라는 금지문인데, 나머지 칸은 “직사 광선이 드는 장소”, “전열 기구와 가까운 장소”라는 명사구입니다. 금지인지, 피해야 할 조건의 나열인지, 단순 설치 안내인지 그림으로도 글로도 판별되지 않습니다. 결국 사용자는 그림을 건너뛰고 텍스트를 읽게 되고, 그렇다면 그림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셈이 됩니다.

사례 2. 금지를 지시의 문법으로 표현했습니다
두 항목 모두 “분해, 개조하지 마세요”, “가까이에서 사용하지 마세요”라는 금지문입니다. 그런데 형상은 파란 정사각형입니다.

앞의 대응표에 대보면 파랑은 지시이고, 정사각형은 안전 상태나 소방 설비의 형상입니다. 금지의 자리에 정반대의 문법이 들어가 있습니다. 사용자가 테두리에서 읽어내는 첫 신호가 실제 메시지와 어긋납니다.

다만 색은 변론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 페이지가 파랑과 검정의 2도 인쇄라면, 빨강을 쓰지 못한 것은 인쇄 조건의 제약입니다. 앞에서 본 대로 표준도 이 경우를 인정합니다. 빨강을 쓰라고 요구하는 것은 4도 인쇄를 요구하는 것과 같아서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사선입니다. 사선은 인쇄 도수와 무관합니다. 검정 한 도만 있어도 그을 수 있습니다. 원을 두르고 사선을 얹는 데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데도 그것이 없다는 점이 이 사례의 실제 결함입니다.

이 사례는 저희가 만든 것입니다
밝혀둘 것이 있습니다. 사례 2는 저희가 제작한 매뉴얼입니다. 10년쯤 전의 작업입니다.

남의 문서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면 이 글은 훨씬 쓰기 편했을 겁니다. 그런데 당시 저희는 이 페이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인쇄 도수 안에서 최선을 다했고, 아이콘은 정갈했고, 검수도 통과했습니다. 형상이 의미를 진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입니다.

이런 종류의 결함은 실력이 모자라서 생기지 않습니다.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성실하게 작업하면 정확히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잘 그리려고 애쓸수록 삽화 쪽 문법으로 더 깊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공을 들인 문서에서 더 자주 발견됩니다.

사례 3. 색이 없는데도 문법이 살아 있습니다
흑백 인쇄입니다. 안전색을 하나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종류가 구별됩니다. 회전하는 날에 손을 넣지 말라는 항목과 고온 표면 항목은 삼각형이고,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으라는 항목과 뚜껑을 덮고 사용하라는 항목은 원입니다. 삼각형은 경고, 원은 지시. 색이 전혀 없는데도 사용자는 어느 것이 “조심하라”이고 어느 것이 “이렇게 하라”인지 형상만으로 읽어냅니다.

안쪽 그림도 단순합니다. 제품의 실제 외형을 재현하려 하지 않았고, 표정도 원근도 없습니다. 선 굵기가 일정하고 축소해도 판독됩니다.

사례 2와 사례 3을 나란히 놓으면 결론이 분명해집니다. 색을 다 쓸 수 있었던 쪽이 실패했고, 색을 하나도 못 쓴 쪽이 성공했습니다. 갈린 지점은 예산이 아니라 형상이었습니다.

물론 사례 3도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첫 항목의 문구는 “NEVER touch moving parts”로 명백한 금지문인데 형상은 경고 삼각형입니다. 원칙대로라면 원과 사선이 맞습니다. 같은 페이지에서 지시는 원으로 정확히 처리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안쪽 그림은 덜어내야 합니다

바깥 형상이 종류를 말했다면, 안쪽 그림은 대상을 말합니다. 이 부분의 작도 원칙은 ISO 3864-3이 다룹니다. 실무에서 기억할 것은 몇 가지로 압축됩니다.

  • 원근을 쓰지 않습니다. 정면과 측면 중 위해가 가장 잘 드러나는 각도 하나를 골라 평면으로 그립니다. 입체감은 판독을 돕지 않고 축소하면 뭉갭니다.
  • 제품의 외형을 재현하지 않습니다. 전달해야 하는 것은 위해의 종류이지 제품의 생김새가 아닙니다.
  • 글자와 숫자를 넣지 않습니다.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픽토그램의 존재 이유입니다. 넣는 순간 번역 대상이 되고 다국어판에서 무너집니다.
  • 표정과 의인화를 넣지 않습니다. 눈, 입, 땀방울은 위해의 종류를 특정하지 못하면서 판독만 어렵게 만듭니다.
  • 선 굵기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안전색 외의 색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데이션, 그림자, 브랜드 컬러는 모두 제외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조작 설명 삽화는 더 그려서 좋아지고, 안전 픽토그램은 덜 그려서 좋아집니다. 디자이너에게 전달할 때 이 한 문장이 가장 잘 통합니다.

목록에 없는 위해를 만났다면

ISO 7010에 모든 위해가 들어 있지는 않습니다. 특수한 장비, 새로운 기구, 국내 규제에만 존재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때가 ISO 3864의 문법이 실제로 필요해지는 순간입니다.

다만 자체 제작으로 넘어가기 전에 두 가지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하나는 검색어가 한국어여서 못 찾은 경우입니다. 등재 기호는 영문 명칭으로 정리되어 있어 “손 끼임”은 crushing of hands, “말림”은 entanglement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일반 경고나 일반 금지 기호에 구체적인 문구를 붙여 해결되는 경우입니다.

자체 제작을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기호를 하나 만들 때마다 사용자가 해석해야 할 처음 보는 그림이 하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만들어야 한다면 순서는 단순합니다. 종류(금지·지시·경고)를 먼저 정하면 형상과 색이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실제로 창작이 필요한 것은 안쪽 그림뿐입니다. 이때 유사한 등재 기호가 손이나 사람, 열이나 진동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참고하면 사용자가 이미 학습한 시각 어휘를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악천후 시 운전 금지. 대상 전체를 원 안에 담고 사선으로 금지를 선언했습니다.
포크에 올라서지 말 것. 상황 전체를 원 안에 넣으면 정작 금지 대상인 사람이 작아지므로, 상황은 원 밖에 두고 금지 형상은 대상에만 걸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검증이 필요합니다. 만든 사람은 이미 뜻을 알고 있어서 판단할 수 없습니다. 국제적으로는 대상자에게 기호만 보여주고 무슨 뜻인지 답하게 해서 이해도를 재는 방법이 정해져 있습니다. 정식 시험을 치를 여건이 아니더라도 그 제품을 모르는 사람 열 명에게 보여주고 물어보는 것만으로 많은 것이 걸러집니다.

3. 매뉴얼 지면에 배치할 때

앞에서는 픽토그램을 어떻게 그리는지를 다뤘습니다. 남은 것은 그 그림이 매뉴얼 지면에 놓일 때의 문제입니다. 잘 만든 픽토그램도 배치하는 과정에서 무너질 수 있습니다.

도안은 임의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표준에 맞게 재현하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매뉴얼에 넣을 심볼은 대개 검색해서 나온 이미지를 보고 다시 그립니다. 문제는 검색 결과에 등재 도안과 누군가 임의로 그린 변형이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어긋난 그림을 보고 다시 그리면 오차가 한 번 더 쌓입니다.

그리는 방식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무엇을 보고 그리는지는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기호가 필요한지 등재 번호로 먼저 확정하고, 그 번호로 검색하십시오. “감전 마크”로 찾으면 온갖 변형이 나오지만 W012로 찾으면 등재 도안에 가까운 것들이 먼저 나옵니다.

다시 그릴 때 지킬 것

앞에서 본 형상 규칙이 여기서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시 그린다는 것은 형상을 새로 잡는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 사선은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45도
  • 삼각형은 정삼각형, 모서리는 조금만 둥글게
  • 테두리 굵기를 임의로 얇게 하지 않기
  • 안쪽 그림의 위치와 크기 비율을 원본에서 눈으로 재기

그리고 문서 톤에 맞춰 다듬고 싶은 유혹이 생깁니다. 선을 얇게 하고, 색을 브랜드 팔레트로 바꾸고, 모서리를 더 둥글게 하는 것입니다. 각각은 작은 조정으로 보이지만 이 조정들이 쌓이면 규격에서 벗어난 그림이 됩니다.

안전 심볼은 문서의 디자인 시스템에 편입되는 요소가 아닙니다.

브랜드 가이드와 충돌할 때 우선하는 것은 안전 심볼 쪽입니다. 이 원칙을 스타일 가이드에 한 줄로 명시해 두면 매번 설득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 번 그린 것은 자산으로 남깁니다

같은 심볼이 다음 프로젝트에서 또 필요합니다. 그때마다 다시 검색하고 다시 그리면 매번 조금씩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그린 심볼을 등재 번호와 함께 사내 라이브러리에 모아 두십시오. 파일 하나에 번호와 명칭, 표준 문구를 함께 적어 두면 다음번에는 그리는 일이 없어집니다. 특히 표준 문구를 같이 관리하면 다국어 작업에서 같은 기호에 매번 다른 번역이 붙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뜻을 글로 적어야 합니다

도안을 제대로 확보했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픽토그램 하나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 이런 위해가 있다”까지입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되는지, 무엇을 하면 피할 수 있는지는 말하지 못합니다. 그림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입니다.

심볼 범례가 필요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문서에 쓰인 심볼을 앞부분에 모아 보여주고 각각이 무슨 뜻인지 적습니다. 범례가 아예 없는 매뉴얼이 여전히 많은데, 심볼을 써놓고 뜻을 어디에도 적지 않았다면 사용자는 추측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안전 픽토그램은 디자인처럼 보이지만 규칙의 영역입니다. 잘 그리는 문제가 아니라 맞게 그리는 문제이고, 대부분의 경우 이미 만들어진 것을 찾아 쓰면 됩니다.

그리고 이 판단을 내리는 사람은 대개 기술문서 작성자입니다. 디자이너에게 무엇을 그려달라고 요청할지, 받은 그림을 그대로 실을지 정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 매뉴얼의 그림 중 어떤 것이 안전 픽토그램인가요? 위해를 알리거나 금지·지시를 전달하는 그림이 안전 픽토그램입니다. 조작 방법을 보여주는 삽화와는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삽화는 정확하고 알아보기 쉬우면 되지만, 안전 픽토그램은 ISO 3864-1과 ISO 7010이 정한 형상에 맞아야 합니다. 가르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그 그림을 지웠을 때 사라지는 것이 이해의 속도인지, 위해의 경고인지를 보면 됩니다.
  • ISO 3864와 ISO 7010은 무엇이 다른가요? ISO 3864는 안전 표지를 만드는 규칙입니다. 어떤 형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색은 무엇을 뜻하는지, 안쪽 그림은 어디까지 단순화해야 하는지를 규정합니다. ISO 7010은 그 규칙으로 이미 만들어 등재해 둔 안전기호의 목록입니다. 감전, 고온 표면, 끼임 등 산업 현장의 위해 대부분이 여기에 확정된 도안으로 실려 있습니다. 필요한 기호가 ISO 7010에 있으면 그대로 쓰고, 없을 때만 ISO 3864의 규칙으로 새로 그립니다. 국내에서는 KS S ISO 7010으로 채택되어 있습니다.
  • 매뉴얼이 흑백인데 안전색을 쓸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형상으로 유지하면 됩니다. 안전 표준은 인쇄 여건상 색을 재현할 수 없는 경우를 전제하고 있고, 그때는 형상과 명도 대비로 의미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흑백 1도로 인쇄해도 원에 사선이 그어져 있으면 금지이고, 삼각형이면 경고입니다. 색을 못 쓰는 것은 허용된 제약이지만, 형상을 지키지 않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쪽은 색을 쓸 수 있는데도 금지와 지시가 같은 모양으로 처리된 경우입니다.
  • 금지, 지시, 경고는 어떤 형상으로 구별하나요? 금지는 원에 45도 사선을 그어 표시하고, 지시(의무)는 사선 없는 원, 경고는 모서리가 둥근 정삼각형입니다. 안전 상태와 소방 설비는 사각형을 씁니다. 사용자는 안쪽 그림을 해석하기 전에 테두리로 종류를 먼저 읽습니다. 그래서 형상이 없는 경고 그림은 서술어가 빠진 문장과 같습니다.
  • 필요한 안전기호가 ISO 7010에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먼저 정말 없는지 확인하십시오. 등재 기호는 영문 명칭으로 정리되어 있어 한국어로 검색하면 못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 끼임”은 crushing of hands, “말림”은 entanglement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일반 경고나 일반 금지 기호에 구체적인 문구를 붙여 해결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없으면 ISO 3864의 규칙으로 새로 그립니다. 종류를 먼저 정하면 형상과 색이 따라오므로 창작이 필요한 것은 안쪽 그림뿐입니다. 만든 뒤에는 제품을 모르는 사람에게 보여주고 뜻이 전달되는지 확인해야 하며, 매뉴얼의 심볼 범례에 뜻을 반드시 적어야 합니다.
  • 안전 픽토그램 도안은 어디서 구하나요? 현장에서는 대개 검색해서 나온 이미지를 보고 다시 그립니다. 문제는 검색 결과에 등재 도안과 누군가 임의로 그린 변형이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필요한 기호를 등재 번호로 먼저 확정하고 그 번호로 검색하십시오. “감전 마크”로 찾으면 온갖 변형이 나오지만 W012로 찾으면 등재 도안에 가까운 것들이 먼저 나옵니다. 한 번 확보한 도안은 번호, 명칭, 표준 문구와 함께 사내 라이브러리에 모아 두면 다음 프로젝트에서 다시 그리는 일이 없어집니다.

한샘글로벌은 1990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테크니컬 라이팅 전문 기업입니다. 산업 장비와 제조 분야의 기술문서를 국제 표준에 맞춰 개발하고, 50개 이상 언어로 현지화합니다. 안전정보 설계와 규격 대응이 필요한 문서 프로젝트를 상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