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스터디

재사용 가능한 매뉴얼 구조: 산업장비 클러스터 섹션 정보 재설계

국내 건설·산업장비 제조사의 전동 산업차량 운전자 매뉴얼 클러스터 섹션 55쪽을 북미향 영문 매뉴얼에서 22쪽으로 재설계한 사례입니다. 화면 캡처를 단계마다 나열하던 구성을 조회형 표와 텍스트 절차로 바꾸자 분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운전자가 얻는 정보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이 콘텐츠가 파생 모델과 언어판, 웹 채널에서 다시 쓸 수 있는 기술 문서 자산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캡처는 만들 때 가장 싸고, 고칠 때 가장 비쌉니다. 화면 하나가 바뀌면 그 화면이 실린 지면을 모두 찾아 다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 개요

건설·산업장비 매뉴얼에서 클러스터 설명 섹션은 분량이 쉽게 부풀어 오르는 구간입니다. 메뉴 항목마다 화면이 표시되는 순서대로 나열하는 방식이 업계에 넓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국문 소스도 같은 방식이었고, 클러스터 섹션 하나가 55쪽이었습니다.

북미향 영문 매뉴얼에서 이 장은 「Instrument cluster」와 「Cluster menu」 22쪽으로 60% 압축됐습니다. 분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는데 운전자가 실제로 얻는 정보는 늘었습니다. 방법은 삭제보다 표현 형식의 교체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그 교체는 한 권의 분량 문제를 넘어, 이 콘텐츠를 다음 모델과 다음 언어판에서 재작업 없이 다시 쓸 수 있는 구조로 바꿨습니다.

고객사 국내 건설·산업장비 제조사
대상 제품 전동 산업차량 시리즈, 톤급별 파생 모델 운용
소스 문서 국문 운전자 매뉴얼 「클러스터」 장 (55쪽)
결과 문서 북미향 영문 매뉴얼 「Instrument cluster」 + 「Cluster menu」 (22쪽)
핵심 진단 ① 스크린샷 체인 방식의 메뉴 절차 기술 (그림 배치 394건, 동일 화면 최대 41회 반복) ② 사용자 작업 목적과 어긋난 정보 구성 ③ 운전자·정비사 독자 미구분
개선 축 ① 정보 유형별 최적 표현 형식(표) 도입 ② 상태 메시지의 조회형(lookup) 재구성 ③ 스크린샷 체인의 텍스트 절차 전환 ④ 독자 분리 ⑤ 파생·언어판 재사용 구조 확보

 

도전 과제

이 구성 방식은 특정 제조사의 문제로 보기 어렵습니다. 지게차와 굴착기, 휠로더, 크레인, 농기계까지 국내 건설·산업장비 매뉴얼 상당수가 같은 형태를 공유합니다. 클러스터나 제어 패널의 메뉴를 기계식 순서대로 나열하고, 각 단계마다 화면 캡처를 배치하는 구성입니다.

제작 시점에서 캡처는 가장 저렴한 표현 수단입니다. 화면을 나열하면 동작을 문장으로 정의하는 작업이 줄고, 검수자도 지면과 실물 화면을 눈으로 대조하기 쉽습니다. 비용은 제작이 끝난 뒤에 발생하며, 대개 다음 개정 담당자나 현지화 공정으로 넘어갑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국문 소스에서도 같은 결과가 확인됐습니다.

  • 스크린샷 체인(screenshot chain) 방식의 절차 기술. 메뉴 항목 하나를 설명할 때마다 “1. 장비 설정 → 2. 최대 주행 속도 제한 선택 → … → 5. 설정 완료”의 각 단계를 전부 화면 캡처로 게재했습니다. 그 결과 이 장에만 그림이 394회 배치됐고, 메인 메뉴 진입 화면 한 장은 41번 반복 게재됐습니다. 사소한 설정 하나에 캡처 4~10장이 들어가면서 메뉴 파트만 35쪽에 달했습니다.
  • 사용자 작업 흐름과 어긋난 정보 구성. 운전자는 메뉴 화면의 생김새보다 “속도 제한을 걸려면 무엇을 누르는가”를 알고 싶어 합니다. 경고 메시지가 떴을 때는 그 메시지 문자열로 원인과 조치를 찾으려 하지만, 국문판은 캡처 그림에 한 줄 설명만 달아 두어 그림을 눈으로 대조해야 했습니다.
  • 운전자정비사 독자 미구분. 페달 전압, 유압 밸브 전류, 스티어링 캘리브레이션처럼 운전자가 조작해서는 안 되는 서비스 전용 파라미터가 약 16쪽에 걸쳐 운전자 매뉴얼에 실려 있었습니다. IEC/IEEE 82079-1의 표현을 빌리면, 대상 독자와 정보 유형이 구분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한샘글로벌의 대응

1. 반복 블록을 조회형 표로: 경고등·표시등

국문판은 경고등 하나마다 아이콘 그림과 서술 블록을 지면에 하나씩 쌓아 올렸습니다(약 9쪽). 영문판은 이를 아이콘·명칭·점등 조건·결과 및 조치의 4열 표로 재구성했습니다(5쪽). 지면은 줄었지만 정보는 늘었습니다. 국문판에 없던 “방치 시 결과(Warning)” 열이 신설되어, 브레이크 펌프 모터 온도 경고에는 제동 상실 위험과 즉시 정차 지시가, 고전압 배터리 경고에는 감전·화재 위험과 재시동 금지가 명시됐습니다. 온도 임계값은 모두 이중 단위(311 °F/155 °C)로 병기했고, 톤급별 파생 모델 차이도 표 안에서 함께 처리했습니다.

image2 (경고등·표시등)
경고등·표시등 재설계 Before/After 비교. 왼쪽은 램프마다 아이콘과 설명을 개별 블록으로 반복 적층한 약 9쪽 분량의 기존 구성, 오른쪽은 아이콘·명칭·설명·조치를 담은 4열 표로 재구성하고 '방치 시 결과(Warning)' 열을 신설한 영문 매뉴얼 지면

2. 캡처 그리드를 메시지 사전으로: 상태 표시

클러스터가 표시하는 인터록·알림 메시지 부분은 화면 캡처 6장을 격자로 배열하고 “전후진 선택 레버를 중립으로 위치하라고 지시합니다” 같은 캡션을 다는 방식이었습니다. 영문판은 발상을 바꿨습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메시지 문자열 자체를 표의 첫 열에 그대로 실었습니다. 운전자는 클러스터에 뜬 문장을 표에서 같은 문자열로 찾아, 발생 조건과 필요한 조치를 바로 확인합니다. 메시지가 뜨면 그 문자열로 찾아보는 것이 실제 사용 상황의 작업 흐름입니다. 같은 형식으로 충전 상태와 BMS 상태 표를 정비했고, 국문판에 없던 변속 제한 메시지 표와 “인터록 메시지를 우회하지 말라”는 WARNING 패널을 신설했습니다.

image3 (상태 메시지)
상태 메시지 재설계 Before/After 비교. 왼쪽은 화면 캡처 6장을 격자로 배열하고 한 줄 캡션만 단 기존 구성, 오른쪽은 화면에 뜨는 메시지 원문을 첫 열에 싣고 발생 조건과 필요한 조치를 정리한 조회형 표와 인터록 우회 금지 WARNING 패널

3. 스크린샷 체인을 텍스트 절차로: 메뉴 조작

가장 큰 볼륨 절감은 메뉴 파트에서 나왔습니다(35쪽 → 8쪽, 77% 절감). 영문판은 메뉴 전체 구조를 한 장의 오버뷰 표(Main menu · Sub-menu · Settings/Description)로 먼저 보여준 뒤, 각 항목의 조작은 화면 캡처 없이 짧은 번호 절차로 기술합니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은 화면 사진이 없어도 절차를 따라갈 수 있게 해 주는 메뉴 명칭의 정확한 표기라는 판단입니다. 설정 범위와 기본 암호 정책 같은 실질 정보는 모두 유지하고 보강했습니다.

image4 (메뉴 조작)
메뉴 조작 재설계 Before/After 비교. 왼쪽은 설정 하나에 화면 캡처를 순서대로 나열한 스크린샷 체인 방식, 오른쪽은 메뉴 구조를 오버뷰 표로 먼저 제시하고 조작을 화면 없이 번호 절차로 기술한 영문 매뉴얼 지면

독자 분리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모델 선택, 주행 설정, 유압 설정 등 서비스 전용 메뉴는 오버뷰 표에 “* Service personnel only”로 표기하고 본문에서 제외했습니다. 운전자 매뉴얼에서 약 16쪽의 서비스 파라미터가 빠지면서 문서는 가벼워졌고, 운전자가 임의로 제어 파라미터를 변경할 여지를 차단하는 안전 효과도 함께 얻었습니다.

결과

여기까지가 한 권의 매뉴얼 안에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제조사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매뉴얼은 한 번 만들고 끝나지 않습니다. 파생 모델이 나오고, 언어판이 늘고, 소프트웨어가 개정되고, 인쇄물이 웹으로 옮겨 갑니다. 표현 형식의 선택은 이 모든 단계의 비용을 미리 결정합니다.

스크린샷 체인 방식은 재사용의 다섯 축에서 동시에 막힙니다.

재사용 축 스크린샷 체인 방식 표·텍스트 절차 방식
파생 모델 전개 모델별 화면 차이만큼 캡처 재제작 표 안의 조건 열로 흡수
언어판 전개 UI 언어별로 캡처 전량 재제작, 이미지 현지화 공정 필요 문자열 번역으로 완료, 이미지 공정 소멸
소프트웨어 개정 해당 화면이 실린 모든 지면 수정 (이번 사례 최대 41곳) 문자열 검색 후 1회 수정
채널 전환 인쇄 지면 배치에 고정, 웹 이관 시 재편집 HTML·웹 매뉴얼·서비스 포털로 그대로 이관
검색·기계 판독 텍스트가 이미지 안에 있어 검색·색인 불가 메시지 문자열이 텍스트로 존재해 검색·색인 가능

 

이미지 안의 글자는 찾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 축은 최근 몇 년 사이 무게가 크게 달라진 항목입니다. 캡처 안의 글자는 사람 눈에만 보입니다. PDF 검색창에 걸리지 않습니다. 웹 매뉴얼로 옮겨도 색인되지 않고, 번역 메모리에도 축적되지 않습니다. 운전자가 클러스터에 뜬 메시지를 그대로 검색해 조치를 찾을 수 있는지는 문서 구조가 이미 결정해 둔 문제입니다.

여기에 제조사 기술 문서가 검색 엔진과 AI 응답의 참조 대상이 되는 흐름이 더해지면서, 텍스트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는 처음부터 후보에서 제외됩니다. 메시지 문자열을 표의 첫 열에 텍스트로 실은 선택은 지면 절감을 위한 편집 판단인 동시에, 그 정보가 앞으로 어디에서 다시 쓰일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구조 판단이었습니다.

단일 소스 운영의 전제 조건

모델 간 차이를 표 안의 조건 표기(“특정 톤급 전용”, Availability 열)로 흡수하면, 하나의 마스터 문서에서 파생 매뉴얼을 분기하는 단일 소스(single-source) 운영이 가능해집니다. 단일 소스는 도구를 도입한다고 저절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재사용 단위로 쪼개지지 않는 콘텐츠가 남아 있으면 시스템은 그 부분을 통째로 복제할 뿐입니다. 스크린샷 체인은 그 대표적인 잔여물입니다. 이번 재설계는 사용자 목적에 부합하는 개선인 동시에, 차기 파생 매뉴얼의 제작·개정 비용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투자였습니다.

결론

항목 Before: 업계 일반 구성 After: 재설계 영문판
분량 55쪽 22쪽 (60% 절감)
메뉴 파트 35쪽, 스크린샷 체인 8쪽, 오버뷰 표 + 텍스트 절차 (77% 절감)
그림 배치 394건 (동일 화면 최대 41회 반복) 구성도·버튼 등 최소한만 유지
경고등·표시등 램프별 개별 블록 약 9쪽 4열 표 5쪽, 결과·조치 열 신설
상태 메시지 캡처 그리드 + 한 줄 캡션 메시지 원문 기준 조회형 표, 변속 제한 표 신설
독자 구분 서비스 파라미터 약 16쪽 혼재 “* Service personnel only” 분리·제외
개정 대응 화면 변경 시 게재된 모든 지면 재제작 UI 문자열 1회 수정으로 완료
언어판 전개 UI 언어별 이미지 현지화 공정 필요 이미지 공정 소멸, 문자열 번역만 수행
채널 확장 인쇄 지면 배치에 고정 웹 매뉴얼·서비스 포털로 이관 가능
검색·색인 메시지가 이미지 안에 존재해 검색 불가 텍스트로 존재해 검색·색인·AI 참조 가능

이번 클러스터 섹션은 “다시 쓸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작업이었습니다. 작업의 기준은 단순합니다. 문서의 단위는 화면이나 기능이 아닌 사용자의 작업(task)이라는 것입니다. 화면 캡처는 그 자체로 친절해 보이지만, 작업 흐름과 어긋난 캡처의 나열은 분량과 유지비만 키우는 부채가 됩니다. 표현 형식을 정보의 유형에 맞게 고르자 분량은 60% 줄었고 정보는 더 정확해졌습니다. 차기 파생 매뉴얼의 제작 구조까지 달라졌습니다. 현지화 프로젝트가 기술 문서 자산의 체질을 바꾸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 파생 모델이 많은 제조사는 산업장비 매뉴얼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요? 모델 간 차이를 본문 서술로 분기하면 파생 모델 수만큼 문서가 늘어납니다. 차이를 표의 조건 열로 흡수하면 하나의 마스터 문서에서 파생 매뉴얼을 분기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톤급별 차이를 경고등 표와 메뉴 오버뷰 표 안에서 처리해, 별도 문서를 만들지 않고 단일 소스 운영이 가능한 구조를 확보했습니다.
  • 메뉴 설명에는 화면 캡처가 많을수록 친절한 것 아닌가요? 캡처가 많으면 친절해 보이지만,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은 화면의 순서가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 그 화면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합니다. 작업 흐름과 목적에 맞춰 놓인 화면은 도움이 되지만, 순서대로 나열된 화면은 그렇지 않습니다.
  • 화면 이미지가 많으면 매뉴얼을 웹으로 변환하기 어렵나요? 변환 자체는 됩니다. 다만 옮겨 놓아도 캡처 안의 글자는 색인되지 않아 사용자가 검색으로 찾을 수 없습니다. 웹 매뉴얼의 가장 큰 이점이 검색인데 그 부분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 기술 매뉴얼 분량을 줄이면 정보가 부실해지지 않나요? 삭제와 압축은 다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화면 캡처의 반복 게재를 걷어내는 대신, 국문판에 없던 “방치 시 결과” 열과 변속 제한 메시지 표, WARNING 패널을 새로 넣었습니다. 분량은 55쪽에서 22쪽으로 줄었지만 운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 운전자 매뉴얼과 서비스 정보를 굳이 분리해야 하나요? 운전자가 조작해서는 안 되는 서비스 파라미터를 운전자 매뉴얼에 실으면 문서가 무거워지고, 사용자가 제어 파라미터를 임의로 변경할 위험도 생깁니다. IEC/IEEE 82079-1도 대상 독자별 정보 구분을 요구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해당 메뉴를 “Service personnel only”로 표기하고 본문에서 제외했습니다.

한샘글로벌

한샘글로벌은 1990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테크니컬라이팅 전문 기업으로, 매뉴얼 개발과 100개 이상 언어의 현지화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매뉴얼 개발 프로세스에 특화된 ISO 9001을 비롯해 ISO 17100, 18587, 27001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조사기관 CSA Research가 발표한 2026년 글로벌 언어·콘텐츠 서비스 기업 순위에서 37위에 올랐습니다. 전자·자동차·산업장비의 매뉴얼과 기술 문서, 교육 콘텐츠를 목표 시장의 규격 체계에 맞춰 설계·현지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