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스터디

산업장비 매뉴얼 Safety Section의 북미향 현지화. 번역에서 규격 기반 재설계로

국내 산업장비 제조사의 전동 지게차 운전자 매뉴얼(국문 기술 문서) 안전수칙 장을 ANSI Z535.6과 IEC/IEEE 82079-1 기준에 맞춰 북미향 영문 Safety Section으로 재설계한 지게차 매뉴얼 현지화 사례입니다. 주의 경고 나열형 16개 항목을 위험 중심 4단 체계로 재편하고, 신호어 메시지 패널과 정량 안전 정보, OSHA·ANSI/ITSDF B56.1이 요구하는 북미 위험 항목을 새로 넣었습니다. 번역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산업장비 매뉴얼의 규격 적합성과 제조물책임(PL) 대응력을 확보한 기술 매뉴얼 프로젝트입니다.

언어를 정확히 옮겼다고 안전한 매뉴얼이 되지는 않습니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안전 섹션은 표준 규격이 정한 위험 등급과 메시지 구조를 따라야 하고, 그 기준에 맞추려면 문서의 골격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프로젝트 개요

북미 시장의 산업장비 매뉴얼은 규격과 법규, 그리고 제조물책임(PL) 환경이라는 전혀 다른 전제 위에서 작동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산업장비 제조사의 전동 지게차 국문 운전자 매뉴얼 안전수칙 장(19쪽, 16개 항목 나열형)을 소스로 삼아, 북미향 영문 매뉴얼의 Section 1. Safety Rules(25쪽, 4단 체계)를 만든 작업입니다. 여기서 실제로 수행된 일은 안전 정보의 구조와 문장, 시각자료를 국제 규격에 맞춰 다시 설계하는 리엔지니어링에 가까웠습니다.

고객사 국내 산업장비 제조사
대상 제품 전동 지게차 시리즈
소스 문서 국문 운전자 매뉴얼 「안전 수칙」 장 (19쪽, 16개 항목 나열형)
결과 문서 북미향 영문 매뉴얼 「Section 1. Safety Rules」 (25쪽, 4단 체계) + 운전 절차성 내용은 「Section 2. Operating Precautions」로 분리
적용 지침 ANSI Z535.6 (매뉴얼 내 안전 메시지), IEC/IEEE 82079-1 (사용 정보 작성 원칙)
참조 규격·법규 OSHA 29 CFR 1910.178 / 1910.333, ANSI/ITSDF B56.1, ISO 3691-1
개선 축 ① 정보 구조 재설계 ② 신호어·메시지 패널 도입 ③ 정보의 정량화·검증 ④ 북미 위험 항목 신설 ⑤ 문장 스타일 표준화 ⑥ 일러스트 글로벌화

도전 과제

국문 원문은 국내 사용 환경에서는 충분히 기능하는 문서였습니다. 그러나 북미 기준에서는 세 가지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고, 어느 것도 문장을 다듬는 수준에서는 해결되지 않아 문서의 뼈대를 다시 세워야 했습니다. 이는 특정 제조사나 특정 장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게차와 건설 중장비, 고소작업대, 농기계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작성된 산업장비 매뉴얼 상당수가 같은 구조를 공유합니다.

안전 메시지에 위험 등급이 없었습니다. 모든 주의사항이 동일한 무게로 나열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전도, 고전압)과 경미한 위험(승하차 미끄러짐)이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금지 지시만 있고 이유와 결과가 없었습니다. “절대 경사면에 주차하지 마십시오” 한 문장으로는 왜 위험한지,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불가피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북미 법규가 요구하는 정보가 누락되어 있었습니다. OSHA가 정의하는 무인 방치(unattended) 기준, 가공 전력선 이격거리, 인원 인양 플랫폼 요건 등은 국내 매뉴얼 관행에는 없는 항목입니다.

한샘글로벌의 대응

산업장비 매뉴얼의 안전 정보를 북미 규격 체계로 옮기기 위해 다음 여섯 가지 축으로 작업했습니다.


1. 나열형 16개 항목을 위험 중심 4단 체계로 재설계

국문 안전수칙 장은 일일 점검(운전자 행동), 전도(물리적 위험), 사이드 쉬프트(작업 절차)처럼 성격이 다른 정보가 한 층위에 섞인 16개 항목 나열 구조였습니다. IEC/IEEE 82079-1의 핵심 원칙인 검색성(findability)과 정보 유형별 구조화에 따라 영문판을 다음 4단 체계로 재편했습니다.

• 1.1 Safety alert symbols and signal words: 안전 경고 심벌과 신호어 정의 (신설)
• 1.2 General safety rules: 운전자 자격·일일 점검·승하차·주차 등 일반 수칙
• 1.3 Operating hazards: 고전압·전도·보행자·마스트·전력선·유압 등 위험 유형별 정리
• 1.4 Safety decals: 안전 라벨의 위치도·설명·유지관리 기준 (신설)

동시에 경사면 주행·사이드 쉬프트처럼 “작업을 어떻게 하는가”에 해당하는 절차성 내용은 Section 2. Operating Precautions로 분리했습니다. “지켜야 할 규칙”과 “작업 방법”을 같은 장에 섞지 않는 것이 82079-1이 요구하는 정보 유형 분리이며, 그 결과 안전 장은 19쪽에서 25쪽으로 늘었습니다. 늘어난 6쪽은 그동안 누락돼 있던 위험 정보를 채운 분량입니다.


2. ANSI Z535.6 신호어와 3요소 메시지 패널 도입

영문판은 첫 본문 페이지부터 신호어 정의로 시작합니다. WARNING(사망·중상 가능), CAUTION(경상·중등도 부상 가능), NOTICE(재산 피해 방지)를 ANSI Z535.6 정의 그대로 선언하고, Section 1에만 WARNING 21건, CAUTION 2건, NOTICE 2건의 메시지 패널을 배치했습니다. 각 패널은 “위험 요인 → 방치 시 결과 → 회피 방법”의 3요소 구조를 따릅니다. 대표 사례가 주차 규정입니다.

Before: 국문 원문 After: North American English
절대 경사면에 주차하지 마십시오.
금지 지시 1문장. 이유·결과·대안 없음. 위험 등급 표시 없음.
WARNING: Parking on a slope
“Parking on an incline can cause the truck to roll, resulting in collision, tip-over, or crushing of personnel. Do not park the truck on a ramp, slope, or inclined surface. If parking on a slope is unavoidable, chock the drive wheels in addition to applying the parking brake.”
위험(굴러감) → 결과(충돌·전도·협착) → 회피(주차 금지)에 더해, 불가피한 경우의 대응(휠 초크)까지 제시.

보행자 안전 항목도 같은 방식으로 강화했습니다. 국문의 “경고등이 작동 중이라도 사람이 있는지 살피십시오”는, 영문에서 “보행자는 지게차를 보지도 듣지도 못할 수 있고 충돌은 사망·중상으로 이어지므로 경고 장치에만 의존하지 말라”는 근거 있는 경고로 재구성됐습니다.


3. 정성적 표현을 검증 가능한 수치로 전환

무인 방치의 정의: OSHA 기준에 따른 정량 정의를 신설: “운전자가 지게차에서 25 ft(7.6 m) 이상 떨어지거나 시야에서 벗어나면 무인 상태로 간주한다.”
가공 전력선 이격거리: OSHA 29 CFR 1910.333(c)(3)에 근거한 전압별 최소 접근 거리 표를 신설(50 kV 이하 10 ft/3.05 m 등). 국문판에는 없던 항목.
이중 단위 표기: ft(m), °F(°C) 병기로 미국 현장과 캐나다·글로벌 사용자를 동시에 커버.
인원 인양: “특수 장비를 사용하십시오”라는 모호한 지시를 ANSI/ITSDF B56.1 요건을 충족하는 승인된 작업 플랫폼 사용 요건으로 구체화.

검증 과정에서 원문 오류도 바로잡았습니다. 국문판은 운전자 감지 시스템의 근거 규격을 ISO 3961로 표기하고 있었으나, ISO 3961은 유압 호스 시험 규격입니다. 영문판에서는 산업차량 안전 규격인 ISO 3691-1로 정정했습니다. 규격 인용 하나의 오류가 심사·소송 국면에서 기술 문서 전체의 신뢰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화 과정에는 규격 인용을 검증하는 단계가 포함됩니다.


4. 북미 시장 위험 항목의 신설

IEC/IEEE 82079-1은 사용 정보의 완결성(completeness)을 요구합니다. 위험성 평가 관점에서 국문판에 없던 다음 항목들을 영문판 Section 1에 새로 작성했습니다.

• 고전압·리튬배터리 위험: 오렌지색 고전압 케이블 식별, 접촉·정비 금지, 자격자 한정 정비 원칙
• 전력선 접촉 시 대응 절차: 접촉 시 좌석 대기, 접지 전위(step potential) 위험, 화재 시 양발 모아 탈출하는 절차까지 단계별 명시
• 축압기(accumulator): 질소 가압 용기의 천공·용접·열 노출 금지 및 폐기 절차
• 캡 틸트: 틸트 록 미체결 상태 하부 작업 금지
• 유압 고온면 화상, 안전 라벨 유지관리: 라벨 훼손 시 부품 번호로 교체 후 운행하도록 규정

특히 안전 라벨(데칼) 장은 위치 안내에 더해, “라벨이 없거나 읽을 수 없는 상태로는 운행하지 말 것”이라는 WARNING과 교체 부품 주문 정보까지 갖춘 관리 규정이 됐습니다.


5. 문장 스타일 표준화

국문 안전수칙 장에는 안전 메시지 작성 규칙이 없었습니다. 사고가 왜 일어나는지 해설하는 서술문과 무엇을 하라는 지시문이 같은 층위에 놓였고, 위험 등급 표시도 없었습니다. 전도 항목은 횡방향과 종방향의 발생 원리를 여섯 문장에 걸쳐 설명한 뒤에야 조치 사항이 나옵니다. 운전자가 위험 상황에서 찾아야 할 정보가 해설 뒤에 놓인 구조입니다.

어휘도 현장 언어와 거리가 있었습니다. 전도, 횡방향, 종방향, 과적, 급제동처럼 한자어에 기댄 표현이 이어져 읽는 데 부담을 줍니다. 안전 정보는 긴급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읽히는 글이므로, 해석이 필요한 어휘는 그 자체로 위험 요인이 됩니다.

영문판은 ANSI Z535.6이 정한 안전 메시지 형식과 평이한 언어(plain language) 원칙을 함께 적용했습니다. 메시지 패널은 위험 요인을 명사구 제목으로 세우고 결과와 회피 방법 순으로 서술합니다. 본문 지시문은 능동태 명령형으로 한 문장에 하나의 행동만 담고, 순서를 지켜야 하는 작업은 번호 목록으로 분리했습니다. 어휘는 tip-over, sideways, lengthwise처럼 현장에서 쓰는 기본어로 통일했고, 장비 명칭은 truck으로 고정했습니다. 그 결과 전도 항목은 발생 원리 해설을 덜어내고 “If the truck begins to tip over” 아래 네 단계 행동 지시로 재구성됐습니다.


6. 일러스트 글로벌화

시각 자료는 전면 재제작했습니다. 그림은 장식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이므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가 그림만으로 드러나면서도 형태는 단순해야 합니다. 이 기준으로 국문 원본의 만화체 일러스트를 걷어내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안전 표현 문법을 적용했습니다.

인물은 표정과 과장된 동작을 없애고 성별, 인종, 연령이 특정되지 않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다시 그렸습니다. 한 그림이 전달할 정보는 하나로 좁혀, 보호구 여섯 종류를 한 원에 몰아넣던 구성은 착용 동작으로 압축했습니다. 반대로 정보가 부족했던 그림에는 맥락을 넣었습니다. 비상설비 주변 주차 금지는 지게차와 소화기를 나란히 놓던 표현을 통로와 벽면 설비가 있는 상황으로 바꿔, 접근이 막히는 장면 자체가 금지의 이유를 설명하도록 했습니다.

표현 체계도 통일했습니다. 보행자 안전은 시점과 축척이 제각각이던 세 장면에 운전자 시야 경계선과 가시 영역이라는 하나의 도해 문법을 반복 적용했고, 승하차는 스텝 위치를 화살표로 지목하던 그림을 3점 지지 동작을 보여주는 그림으로 바꾸면서 뛰어내리기 금지는 CAUTION 패널의 문장으로 옮겼습니다. 그림은 올바른 동작을 맡고 금지는 안전 메시지가 맡는 구조입니다. 아래 지면 비교에서 문서 구조와 일러스트의 변화를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 주의 사항 픽토그램 개선 전후 비교

사례1. 일반 주의 사항. 규격 형식만 빌린 만화체 픽토그램은 유니버설 스타일 일러스트로 다시 제작했다.

비상설비 주변 주차 금지 표지 개선 전후 비교

사례2. 비상설비 주변 주차 금지. 일러스트는 상황 묘사로 다시 그리고 텍스트를 보강했다.

승하차 주의 표지 개선 전후 비교

사례3. 승하차. 뛰어내리기 금지가 CAUTION 패널로 옮겨지고 3점 지지 요건이 추가되면서, 일러스트는 동작 표시로 재제작됐다.

 

결과

국문 안전수칙 장과 북미향 영문 Safety Rules를 항목별로 비교하면 산업장비 매뉴얼 현지화에서 실제로 바뀐 것이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항목 Before: 국문 안전수칙 After: 영문 Safety Rules
구조 단일 장, 16개 항목 나열 4단 체계(1.1~1.4) + 절차는 Section 2로 분리
분량 19쪽 25쪽 (+ Operating Precautions 15쪽)
위험 등급 등급 구분 없음 WARNING 21 / CAUTION 2 / NOTICE 2
메시지 구조 단문 지시 위험/결과/회피 3요소 패널
정량 정보 정성적 서술 위주 25 ft(7.6 m) 정의, 전력선 이격거리 표, 이중 단위
시각 자료 내수용 일러스트 글로벌 안전 표현 문법으로 전면 제작

매뉴얼 현지화의 성패는 목표 시장의 규격을 문서 구조의 기준으로 삼느냐에서 갈립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안전 메시지의 작성 형식, 정보의 배치 순서, 반드시 담아야 할 항목을 각각 ANSI Z535.6, IEC/IEEE 82079-1, OSHA와 ANSI/ITSDF B56.1에서 가져왔습니다. 그 결과 북미 현장의 감독자와 운전자가 자신들이 지켜야 할 규정과 같은 기준으로 읽을 수 있는 매뉴얼이 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현지인 번역가를 쓰면 현지 시장에 대응할 수 있지 않나요? 원어민 번역은 문장이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만들지만, 원문에 없는 정보를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국문 원본에 위험 등급 구분이 없으면 번역본에도 없고, OSHA가 요구하는 항목이 빠져 있으면 번역본에서도 빠집니다. 북미향 안전 섹션은 ANSI Z535.6이 정한 신호어 체계와 메시지 구조를 따라야 하므로, 어휘 선택보다 문서 구조를 어느 기준에 맞출지가 먼저 결정되어야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안전 장의 분량이 19쪽에서 25쪽으로 늘었는데, 늘어난 6쪽은 번역이 아니라 원문에 없던 정보를 채운 결과입니다.
  • 매뉴얼에서 안전 주의 섹션이 왜 특별히 중요한가요? 북미에서 매뉴얼은 제품의 일부로 취급됩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고가 적절했는지가 제조물책임 소송의 쟁점이 되고, 매뉴얼이 그 판단 자료가 됩니다. 위험을 알렸는지, 어떤 등급으로 알렸는지, 회피 방법을 제시했는지가 문서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안전 섹션은 매뉴얼에서 규제와 직접 맞닿는 부분이라 다른 장보다 요구 수준이 높습니다.
  • 국문 매뉴얼을 다른 언어로 현지화할 때 언어 외에 반드시 바꿔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표기법이 먼저입니다. 단위, 날짜와 시간 형식, 숫자의 자릿점과 소수점, 온도, 압력, 무게 표기가 시장마다 다릅니다. 안전 표지와 기호도 대상 시장에서 통용되는 체계로 바꿔야 하고 지역 규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북미는 OSHA와 해당 장비군 규격이 요구하는 항목이 있고, 유럽은 회원국 언어 요건과 소음·진동값 같은 고유 항목이 추가됩니다. 그림 안의 텍스트, 라벨 도안, 부품 명칭 체계도 함께 검토 대상이 됩니다.

 

한샘글로벌

한샘글로벌은 1990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테크니컬라이팅 전문 기업으로, 36년간 매뉴얼 개발과 100개 이상 언어의 현지화를 수행해 왔습니다. 매뉴얼 개발 프로세스에 특화된 ISO 9001을 비롯해 ISO 17100, 18587, 27001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조사기관 CSA Research가 발표한 2026년 글로벌 언어·콘텐츠 서비스 기업 순위에서 37위에 올랐습니다. 전자·자동차·산업장비의 매뉴얼과 기술 문서, 교육 콘텐츠를 목표 시장의 규격 체계에 맞춰 설계·현지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