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기술 문서·매뉴얼 용어 관리 실무 가이드

등록할 용어와 제외할 용어를 가르는 표준 용어 선정 실무 판단 기준

발행일: 2026년 9월 · 작성자: 한샘글로벌

기술 문서와 매뉴얼의 품질은 용어의 일관성에서 갈립니다. 용어집을 만들기 시작하면 방법론보다 먼저 판단의 문제와 마주합니다. 수집된 수백 개의 용어 후보 앞에서 무엇을 표준어로 등록하고 무엇을 관리 대상에서 제외할지, 후보끼리 충돌하면 무엇을 우선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 판단 기준이 특히 중요한 제품군이 있습니다. 선풍기, 냉장고, 휴대폰 같은 소비재(B2C) 제품에서는 용어 표현이 조금 달라도 사용자 안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반면 산업장비와 산업기기, 건설장비, 로봇, 의료기기 제품군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들 기업 대상(B2B) 제품군은 용어 일관성과 표준화가 상대적으로 덜 갖춰져 있으면서도, 잘못된 용어 하나가 작업자 안전이나 장비 손상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가이드가 다루는 표준 용어 선정과 관리가 이런 제품군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 가이드는 매뉴얼 용어 관리 과정에서 ‘표준어 결정’ 단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제공합니다. 용어 관리의 전체 흐름과 6단계 프로세스는 블로그 글 ‘전문 번역의 품질은 용어에서 갈립니다’에서 다루며, 이 가이드는 그중 표준어 결정 단계를 실무 수준으로 확장한 참조 문서입니다.

표준화 대상 용어 선정 기준

아래 기준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표준화 대상으로 검토합니다.

  • 공식 명칭. 설계도, 사양서, BOM, UI에서 사용하는 공식 명칭. 장비 각부 명칭과 주요 부품명, 기능명, UI 메뉴와 버튼명이 대표적입니다.
  • 불일치 용어. 동일한 대상을 문서 내 또는 문서 간에 서로 다른 용어로 표현하고 있는 경우. 불일치가 확인된 용어는 가장 우선적인 표준화 대상입니다.
  • 고유 명사와 지정 용어. 제품명, 기술명, 회사명처럼 브랜드 고유 명사와 고객사가 지정한 용어.
  • 반복 사용 용어. 여러 문서 또는 여러 절차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용어. 특히 설치, 운전, 정비 절차에서 반복되는 핵심 동작 용어가 해당합니다.
  • 안전 표기. 경고 신호어와 안전경고 라벨에 사용되는 용어.
  • 금칙어와 DNT. 금칙어와 번역 금지 용어(DNT).
  • 혼용 표기. 한글, 영문, 약어, 현장 용어가 혼용되어 표현 통일이 필요한 용어.
  • 안전 직결 용어. 오역이나 혼동이 인명 사고나 장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용어. 가스, 화학물질, 인터록, 접지, 챔버 관련 용어가 대표적입니다.
  • 규격 용어. 규제와 규격에 정의된 용어. EMO(Emergency Off, 비상 차단), Hazardous Energy Isolation(위험 에너지 차단), Exhaust Ventilation(배기 환기) 등이 해당합니다.

관리 대상에서 제외해도 되는 용어

표준어는 적을수록 좋습니다. 수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적용과 검수, 관리의 정확도가 함께 떨어지고, 숫자만 많은 용어집은 결국 아무도 참고하지 않는 용어집이 됩니다. 아래에 해당하면 등록하지 않아도 됩니다.

  • 특별한 의미 제약이 없는 일반 명사. 볼트, 너트, 타이랩, 배선 클립처럼 업계에서 널리 통용되는 범용 부품·부자재나 수리 도구, 계측기 명칭 같은 것.
  • 단독으로는 의미가 불분명한 포괄 명사. ‘하우징’, ‘슬리브’, ‘플러그’ 같은 상위 개념 명사는 단독 형태로는 등록하지 않되, ‘컨트롤 밸브 하우징’처럼 특정 부품과 결합된 형태만 관리 대상으로 등록합니다.
  • 위치나 형상을 서술하는 문장형 표현. 이런 표현은 용어가 아니라 설명에 해당합니다. 표준 부품명으로 대체하고, 재발 우려가 있으면 해당 표현을 사용 금지 표현으로 등록합니다.
  • 문서 출현 빈도수가 적고 재사용 가능성이 낮은 용어
  • 혼동 이력이 없고 앞으로도 혼동 가능성이 낮은 용어. 전원, 대기 모드, 재시작처럼 제품 전반에서 같은 뜻으로 안정되게 쓰여 온 용어.
  • 표현이 달라져도 사용자에게 위험이나 혼란을 만들지 않는 용어

표준어 결정 원칙

표준화 대상이 정해지면 어떤 표현을 표준어로 삼을지 결정합니다. 아래 원칙을 적용합니다.

  • 작업자 이해 우선. 개발 조직 내부에서만 통하는 표현보다 작업자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선택합니다. 설계도와 BOM의 용어가 일반 사용자에게 통하기 어렵다면 새 표준어를 만들어야 합니다.
  • 실물 표기 일치. UI와 실제 장비 라벨에 등재된 용어는 표현이 다소 어색하더라도 반드시 일치시켜 사용합니다. 화면과 문서가 다르면 사용자 혼란이 발생합니다.
  • 규격 정의 유지. 관련 산업표준이나 규격에 정의된 용어가 있다면 그대로 유지합니다.
  • 구체성과 변별력. 의미가 구체적이며 다른 부품이나 기능과 혼동되지 않는 표현이어야 합니다.
  • 다국어 안정성. 다국어로 번역해도 의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표현을 선택합니다. 소스 단계에서 중의적인 표현은 언어마다 다르게 번역될 위험이 있습니다.
  • 정착 용어 존중. 업계와 현장에 이미 널리 정착된 용어는 다소 부정확하더라도 특별한 오류 가능성이 없다면 유지합니다. 정확성을 이유로 정착된 용어를 교체하면 오히려 혼란이 커집니다.
  • 실무 사례 ① 표준어 결정 — 지게차 문서의 후보 표현 비교와 결정 근거
  • 직역투 배제(작업자 이해 우선). 기존 문서의 ‘핸드 레버’는 영문을 그대로 옮긴 직역투 표현이어서, 기술 문서에서 통용되는 ‘조작 레버’를 표준어로 결정했습니다.
  • 개념 구분(구체성과 변별력). 충전 관련 용어가 문서마다 뒤섞여 있어, 장비 측면에 고정된 부품은 ‘충전 인렛’, 외부에서 꽂는 케이블 쪽 부품은 ‘충전건’으로 개념을 갈라 각각 별도 표준어로 정의했습니다. 하나의 표기로 두 부품을 가리키던 혼란이 정의문 두 줄로 정리됩니다.
  • 고객사 지정 용어 우선. ‘작동유’와 ‘유압 오일’이 혼재되어 있었으나, 고객사 사내 표준 용어가 ‘유압유’로 확인되어 이를 표준어로 확정하고 두 표현을 사용 금지로 등록했습니다.
  • 정착 용어와 은어의 구분.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데프’는 정착 용어가 아니라 은어로 판단해 표준 용어 ‘차동 장치’를 유지했습니다. 정착 용어 존중 원칙은 문서에 쓸 수 있는 표현에 적용되며, 구어 은어까지 표준어로 승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용어 충돌 시 우선순위

후보 표현이 서로 충돌할 때는 아래 순위를 따릅니다. 상위 기준이 하위 기준에 우선합니다.

  • 법규와 규격에서 필수로 요구하는 용어
  • 고객사가 계약상 지정한 용어
  • 장비 라벨과 UI의 실물 표기
  • 사내 표준어
  • 업계 관행 용어

용어 등록 형식

  • 1개념 1용어. 하나의 개념에는 하나의 용어만 등록합니다. 동의어를 함께 등록해야 한다면 표준어 외의 표현은 사용 금지 표현으로 구분해 등록합니다.
  • 정의문 필수. 모든 표준어에는 정의문을 붙입니다. 정의문이 없는 용어는 등록자 본인 외에는 판단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 데이터 필드. 시작 단계에서는 엑셀로 충분합니다. 표준어, 정의문, 사용 금지 표현, 출처, 등록일과 변경 이력을 기본 필드로 관리합니다.

용어의 등록과 변경, 폐기를 결정하는 주체와 절차를 포함한 용어관리체계를 함께 수립해야 합니다. 체계 없이 용어집만 만들면 시간이 지나면서 용어집 자체가 새로운 불일치의 원인이 됩니다.

  • 실무 사례 ② 등록 샘플 — 표준어, 정의문, 사용 금지 표현, 영문 대응어
표준어영문 대응어정의문사용 금지 표현
피스톤 씰Piston Seal유압 실린더 피스톤 외주에 장착되어 유체 누설을 막는 밀봉 부품.피스톤 패킹, 피스톤 컵, 피스톤 씰링
수동 서비스 커넥터(MSD)Manual Service Disconnect (MSD)정비 시 고전압 회로를 수동으로 차단하는 안전 장치.서비스 플러그, 고전압 안전 플러그, 고전압 플러그
접지 터미널Ground Terminal전기 회로를 차체 접지에 연결하는 단자.어스 단자, 어스 터미널

세 건 모두 실제 산업장비 매뉴얼 표준화 프로젝트에서 혼용이 확인되어 단일화된 용어입니다. 수동 서비스 커넥터(MSD)처럼 안전에 직결되는 고전압 부품 용어는 금지 표현 등록이 특히 중요합니다. 하나의 표기라도 남아 있으면 정비자가 서로 다른 부품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국어 용어집 확정 절차

소스 문서의 표준용어가 확정되면 본문 번역에 앞서 아래 순서로 다국어 용어집을 먼저 확정합니다.

  • 확정된 표준용어를 대상으로 목표 언어 전체에 일괄 번역을 진행합니다.
  • 번역된 용어를 해당 지역 전문가가 리뷰합니다.
  • 리뷰를 반영해 다국어 용어집을 확정합니다.
  • 확정된 용어집을 텀베이스로 CAT 툴에 연동합니다.
  • 이후 각 언어의 본문 번역에서 지정 용어가 실시간으로 제시되고 적용되도록 관리합니다.

이 절차에서 프로젝트가 가장 자주 흔들리는 지점은 본문 번역이 시작된 뒤에 용어가 바뀌는 경우입니다. 용어집을 먼저 확정하지 않고 번역에 들어가면 언어마다 서로 다른 표현이 자리 잡고, 이후 이를 되돌리는 비용이 처음 확정에 드는 비용을 크게 넘어섭니다.

용어 관리를 어디까지 내부에서 감당할 것인가

용어 선정과 결정의 기준은 위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어려움은 기준 자체보다 그 기준을 대량으로 일관되게 유지하는 과정에서 나타납니다. 문서가 수십 종으로 늘어나고 대상 언어가 여러 개로 확장되면, 한 번 정한 표준어를 모든 문서와 모든 언어에 동일하게 적용하고 개정 때마다 갱신하는 작업이 빠르게 부담이 됩니다.

특히 안전 직결 용어는 한 곳의 불일치가 인명이나 장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규모가 커질수록 검증 비용과 리스크가 함께 증가합니다. 이 지점에서 전문 인력과 도구를 갖추고 다국어 용어 자산을 축적해 온 파트너의 역할이 커집니다.

최종 점검 체크리스트

☐ 표준화 대상이 선정 기준 9개 항목에 근거해 선정되었는가

☐ 제외 기준에 해당하는 용어가 관리 대상에 섞여 있지 않은가

☐ 모든 표준어에 정의문이 작성되어 있는가

☐ 하나의 개념에 두 개 이상의 표준어가 등록되어 있지 않은가

☐ UI와 장비 라벨의 실물 표기와 문서의 용어가 일치하는가

☐ 충돌 용어에 우선순위 기준이 적용되었는가

☐ 용어의 등록, 변경, 폐기 절차와 결정 주체가 정해져 있는가

☐ 다국어 전개 전에 다국어 용어집이 확정되고 번역 메모리에 선적용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