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글로벌은 1990년 기술문서 작성과 매뉴얼 제작에서 출발해 다국어 현지화, 전문 번역, 지능형 자동화로 역량을 넓혀 왔습니다. 업계는 이렇게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관여하는 기업을 GCSP(Global Content Solutions Provider)라 부릅니다. 이 글은 그 36년의 과정을 4단계로 정리한 기록입니다.
번역회사라는 이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워졌습니다
CSA Research는 세계 언어 서비스 산업을 조사해 온 미국 시장조사기관입니다. 이 기관은 수년 전부터 산업을 정의하는 틀을 LSP(Language Service Provider)에서 GCSP로 옮기고, 연간 순위의 이름도 글로벌 언어·콘텐츠 서비스 기업 순위로 바꾸었습니다. 번역만으로는 글로벌 기업의 콘텐츠 문제를 풀 수 없다는 판단이 그 배경에 있습니다.
이 변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번역회사들이 감지해 온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많은 번역회사가 홈페이지에 콘텐츠 제작과 현지화, AI 자동화를 나란히 내세웁니다. 목록만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각 회사가 그 역량을 갖추게 된 과정은 다릅니다. 한샘글로벌이 36년 동안 어떤 문제를 해결하며 사업의 범위를 넓혀 왔는지 따라가면, 2026년 글로벌 언어·콘텐츠 서비스 기업 37위에 오른 배경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1단계 1990~2000: 기술문서 작성이라는 직업을 개척하다
1990년 한샘글로벌은 한국 최초의 테크니컬라이팅 전문 기업으로 출발했습니다. 당시 한국에는 기술문서 작성과 매뉴얼 개발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존 제품의 매뉴얼을 바탕으로 수정하는 수준을 넘어, 신규 제품을 분석해 사용설명서 작성부터 전체 매뉴얼 제작까지 처음부터 수행할 수 있는 전문 회사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우리는 테크니컬 라이터, DTP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가 한 팀을 이뤄 글로벌 제조사의 기술문서와 매뉴얼을 개발했습니다. 작업 범위는 기술문서 작성과 매뉴얼 작성, 테크니컬 일러스트레이션(TI), 문서 디자인, 편집 DTP까지 전 과정을 포함했습니다.
디자이너 인력을 함께 보유한 문서 제작사는 지금도 드뭅니다. 텍스트와 그림이 함께 개발되니 절차 설명과 작도가 어긋나지 않고, 지면 구조는 사용자가 읽는 방식을 따릅니다. 정보를 구조화하는 방식, 절차를 검증하는 방식, 안전 정보를 다루는 방식이 이 10년 동안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한샘글로벌 매뉴얼 개발 프로세스의 뼈대로 남아 있습니다. 문서를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 본 조직은 번역에 들어가기 전에 소스 문서의 구조와 품질부터 봅니다. 그 관점이 이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이 시기가 남긴 가장 큰 자산은 신뢰입니다. 창립 초기에 시작된 글로벌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은 지금까지 35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창립 35주년 기념 영상은 이 시기를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개척의 10년”으로 기록하며, 이 세대에 Trailblazers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2단계 2001~2010: 50개 언어의 매뉴얼 현지화가 자동화를 만들다
매뉴얼 제작 역량 위에 현지화가 더해졌습니다. 매뉴얼 현지화가 본격화되면서 현지화 전담 프로젝트 매니저와 다국어 DTP, LQA, QA 인력층이 강화됐고, 제품별 사용설명서 현지화와 디지털 퍼블리싱을 상시 50개 언어로 수행하는 체계가 만들어졌습니다. 기술문서 현지화는 단순 번역을 넘어 다국어 편집과 품질 검수, 퍼블리싱까지 연결되는 공정으로 확장됐습니다. 이 시기 한샘글로벌은 일본 JTCA, 미국 STC, 독일 tekom 등 해외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 협회와 활발히 교류했고, 중국이 TC 산업을 키우던 시기에는 한국을 대표해 중국 TC 행사에 꾸준히 참여했습니다.
규모가 커지자 이전에 없던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50개 언어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언어별 DTP와 웹퍼블리싱 오류를 사람의 눈으로 전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품질 검수 공정에 자동 비교, 검수, 수정 체계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60여 종의 도구로 운영되는 QA Suite의 출발점입니다. 같은 시기에 표준 문장과 콘텐츠 재사용 방법론이 정착되면서, 파생 매뉴얼 프로그램에서는 검증된 콘텐츠의 90% 이상을 재사용하는 체계가 자리잡았습니다.
영상은 이 시대를 Builders, 회사를 키우고 도약시킨 세대로 부릅니다.

3단계 2011~2020: 매뉴얼 밖으로, 전문 번역의 확장
매뉴얼 현지화 인프라가 안정되자 서비스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매뉴얼 번역을 넘어 마케팅 문서와 웹사이트, 게임, 이러닝 콘텐츠까지 다루는 전문 번역 서비스의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번역가 리소스를 발굴하는 전담팀, 번역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매니저, 품질을 책임지는 리뷰어 조직이 이 시기에 자리잡았고, 그 공정은 ISO 17100 인증으로 검증받았습니다.
이 시기에 베트남과 중국,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서비스는 국경 밖으로도 확장되었습니다. 특히 베트남 지사는 동남아 언어의 번역가를 직접 발굴하고 품질을 현지에서 관리하기 위해 세운 거점으로, 지금도 동남아 언어 서비스의 품질 기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기술문서 제작 역량은 제조사의 상품 판매를 지원하는 리테일 마케팅 전문 서비스로도 확장되었습니다. 영상 전문가와 그래픽 전문가, 카피라이터가 합류하면서 다루는 콘텐츠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영상은 이 시대에 Achievers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표준과 품질, 신뢰로 세계 무대에 자리잡은 세대라는 뜻입니다.

4단계 2021~현재: 공정을 하나로 잇는 자동화
앞선 30년이 만든 공정을 통합하는 자동화 기술을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AI 번역과 품질 검증을 결합한 자체 플랫폼, 상용 번역 도구에 연결되는 AI 플러그인이 이 시기의 결과물이며, 사내 R&D 조직이 연구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연구는 매뉴얼 제작 공정 쪽에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뉴얼 제작 공정 전체가 자동화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공정이 길고 복잡한 만큼 구간마다 사람의 작업을 돕는 장치를 만들 수 있고, 매뉴얼 제작 자동화 연구는 그 지점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순서입니다. 한샘글로벌의 자동화는 30년 동안 축적된 공정 데이터와 품질 기준 위에서 작동합니다. 무엇을 자동화해야 하고 무엇을 사람이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기술보다 먼저 있었습니다.
영상은 이 세대를 Pathfinders, 새 길을 찾고 미래를 여는 세대로 부릅니다.

지금의 한샘글로벌
오늘 한샘글로벌은 한국과 미국, 베트남 거점에서 약 170명의 정규 인력이 매뉴얼 개발과 번역·현지화 두 축의 서비스를 수행합니다. 매뉴얼 개발 프로세스에 특화된 ISO 9001을 비롯한 4종의 국제 인증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 시장조사기관 CSA Research가 발표한 2026년 글로벌 언어·콘텐츠 서비스 기업 순위에서 37위에 올랐습니다. 미출시 제품의 매뉴얼을 다루는 보안 작업장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무사고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GCSP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부터 한샘글로벌은 그 방향으로 걸어왔습니다.
위 사진들이 담긴 영상의 제목은 “Four Generations, One Team”입니다. 각 시대에 입사해 오늘까지 한샘글로벌을 지키고 있는 구성원들이 등장합니다. 공정과 도구는 문서로 남지만, 그 공정이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는 그 시대를 지나온 사람들에게 남아 있습니다. 매뉴얼 밖에서 축적해 온 전문 번역 역량은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 산업별로 차례로 소개하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GCSP는 무엇을 뜻하나요? Global Content Service Provider의 약자로, 번역을 넘어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관여하는 기업을 가리킵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SA Research가 언어 서비스 산업의 진화를 설명하며 확산시킨 개념입니다.
- 한샘글로벌은 어떤 회사인가요? 1990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테크니컬라이팅 전문 기업입니다. 글로벌 제조사의 기술문서와 매뉴얼, 사용설명서를 개발하고 50개 이상 언어로 현지화하며, 문서 작성과 번역·현지화 두 축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기술문서 작성과 현지화를 모두 하나요? 네. 제품 분석과 정보 설계부터 기술문서 작성, 매뉴얼 작성, 사용설명서 작성까지 직접 수행하고, 완성된 소스 문서를 다국어로 현지화합니다. 따라서 기술문서 현지화, 매뉴얼 현지화, 사용설명서 현지화까지 한 회사에서 연결해 수행할 수 있습니다.
- 한샘글로벌은 어떤 인증을 보유하고 있나요? 매뉴얼 제작과 번역 서비스, 보안에 필요한 국제 인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ISO 9001:2015 품질경영시스템, ISO 17100:2015 번역 서비스, ISO 18587:2017 기계번역 포스트에디팅, ISO/IEC 27001:2022 정보보호경영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ISO 9001은 2011년 ‘사용자 매뉴얼의 기획, 개발 및 제작’을 범위로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기술문서 개발 자체를 ISO 9001 인증 범위에 명시해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전문 서비스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드문 사례입니다.
- 매뉴얼 외 다른 콘텐츠도 번역하나요? 네. 매뉴얼 현지화로 쌓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마케팅 문서, 웹사이트, 게임, 이러닝 등 전문 번역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반 번역과 현지화는 100개 이상 언어를 지원합니다.